현대자동차 연구원이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이용해 가상 공간에서 자동차를 분해해 부품을 점검하는 이미지.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연구원이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이용해 가상 공간에서 자동차를 분해해 부품을 점검하는 이미지. 현대차 제공

- 현대자동차

북미·유럽 등 온라인쇼룸 구축
물리적 공간 제약 넘어 車 소개
스마트TV 미디어 채널도 출범

4세대 카니발·투싼 공개행사선
증강현실 중계로 주요기능 선봬
버추얼 개발로 비용절감 효과도

클라우드 기반 ‘IT 개발 플랫폼’
소프트웨어 개발방식 원격 전환
직원 업무시스템도 실시간 공유


연초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은 다방면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급변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온라인 쇼룸 구축, 증강현실(AR) 기술을 결합한 온라인 신차발표,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자동차 제작 시스템 도입, 원격 소프트웨어 개발 시스템 가동 등 정보기술(IT) 업체 못지않은 수준의 디지털 역량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해외 딜러들이 공간의 제약을 넘어 소비자에게 차를 소개할 수 있는 온라인 쇼룸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해외 딜러들이 공간의 제약을 넘어 소비자에게 차를 소개할 수 있는 온라인 쇼룸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대차 제공

◇온라인 쇼룸 구축으로 비대면 해외 판매 =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자동차 판매가 위축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올해 잇따라 주요 신차들을 국내외에 출시했다.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차의 내·외관을 공개할 수는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약과 감염 우려 탓에 소비자가 눈과 손으로 직접 차를 경험해볼 기회는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해외 딜러들이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넘어 소비자에게 차를 소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른바 온라인 쇼룸이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까지 독일·뉴질랜드·멕시코·푸에르토리코 등 4개국에서 온라인 쇼룸 ‘현대 쇼룸 라이브(Hyundai Showroom Live)’를 운영하며 56개 딜러와 네트워크 구축을 마쳤다. 이어 7월에는 이탈리아·스페인·터키 등 3개국을 추가, 총 7개국에서 394개 채널의 온라인 쇼룸 구축이 완료됐다. 현대차는 미국과 인도를 비롯해 유럽 주요국에도 온라인 쇼룸을 확대해 연말까지 총 20개국, 934개 딜러가 참여하는 온라인 쇼룸을 만들 계획이다. 온라인 쇼룸은 지역이나 선호도에 따라 딜러를 선택한 뒤 일대일 화상 상담을 할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 14일 스마트TV를 활용한 새로운 미디어 채널 ‘채널 현대(Channel Hyundai)’도 출범했다. 집 안에서 대화면 TV로 편리하게 현대차 관련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채널 현대는 3가지 메뉴로 구성됐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문화예술, 스포츠, 여행 등 주제의 영상 콘텐츠로 구성된 ‘TV’, 현대차의 신차 출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라이브(Live)’, 주요 차량과 관련된 각종 영상과 3D 형태 인터랙티브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모델(Models)’ 등이다. 초기 단계에는 영어 서비스만 운영하지만, 향후 단계적으로 적용 언어를 늘릴 예정이라고 현대차는 밝혔다.

‘채널 현대’애플리케이션 현대차 제공
‘채널 현대’애플리케이션 현대차 제공

◇AR 등 첨단 디지털 기술로 신차 공개, VR로 차량 개발 =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 브랜드는 올해 4세대 쏘렌토 출시 및 7세대 아반떼 세계 최초 공개, 3세대 G80 출시 등 핵심 차종들의 출시 및 공개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특히 지난달 4세대 카니발 출시 행사는 국내 최초 AR 중계로 진행됐다. 당시 행사는 실물 카니발과 AR 카니발, 실제 사용 상황을 가정한 영상을 통해 입체적인 시각 정보로 소비자들의 이해를 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지난 15일 4세대 투싼 온라인 월드 프리미어(세계 첫 공개) 행사에서도 첨단 디지털 기술이 활용됐다. 현대차 직원이 가상 공간에서 투싼을 운전하며 차량의 주요 기능과 연료 효율성 등을 보여주는 시도까지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개발 과정에도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라는 첨단 디지털 기술을 도입했다. 버추얼 개발이란 다양한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의 자동차 모델이나 주행환경을 구축, 실제 부품을 시험 조립해가며 자동차를 개발하는 과정을 상당 부분 VR로 대체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지난해 150억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VR 디자인 품평장을 건립한 바 있다. VR 디자인 품평장은 20명이 동시에 VR를 활용해 디자인을 평가할 수 있는 시설이다. VR 디자인 품평장 내에는 36개의 모션캡처 센서가 설치돼 있다. 이 센서는 VR 장비를 착용한 평가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1㎜ 단위로 정밀하게 감지, 평가자가 VR 속에서 정확하게 디자인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차량의 부품, 재질, 컬러 등을 마음대로 바꿔볼 수 있다.

자동차 설계 품질 검증도 VR로 이뤄진다. VR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은 모든 차량 설계 부문으로부터 3D 설계 데이터를 모아 디지털 차량을 만들고, 가상공간에서 차량의 안전성, 품질, 조작 반응성까지 전반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정확한 설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자동차와 100% 일치하는 가상의 3D 디지털 자동차를 만들어낸다. 연구원들은 이 디지털 자동차를 직접 운행할 수 있고, 심지어 운행 중인 차량을 마음대로 절개해 엔진 움직임이나 부품 작동 상황을 확인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가 연구개발 전 과정에 도입될 경우 신차개발 기간이 약 20%, 개발 비용은 연간 15%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원격으로 =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소프트웨어 등 IT 개발 방식을 전면 비대면 개발 환경으로 전환했다. 현대오토에버와 공동 구축한 비대면 IT 개발 플랫폼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와 프로그램 개발 툴(Tool)에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게 클라우드(Cloud) 방식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보안 지침 및 개발 프로세스를 새로운 환경에 맞도록 보완했다. 현대차그룹은 경기 의왕 IT개발센터의 협력사 인력을 비대면 개발 체제로 전환했고, 연내 광명 소하리와 서울 양재 등 IT 개발센터의 운영도 비대면으로 전환해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업무 시스템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용한 프로그램을 도입, 임직원들이 각종 문서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거나 공동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회사 밖에서도 개인용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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