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훈-비건 워싱턴 협의

‘피살사건’을 모멘텀 삼으려는
韓제안에 사실상 거부 표명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8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북한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해 “충격적 사건”이라고 규정한 뒤 북한과의 대화는 “미국·한국만 할 수 없으며 북한의 관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방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이번 피격 사건을 계기로 남북대화 재개를 추진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원론적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이 본부장과 협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훌륭한 만남을 가졌고 한반도 및 한·미 관계와 관련한 여러 이슈를 논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서해에서 있었던 어업관리 공무원의 비극적 피살을 논의했으며, 한반도에서 외교를 계속할 건설적 방안들도 논의했다”면서 “한·미는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고 비핵화를 달성해 모든 한국인에게 밝은 미래를 가져다주기 위해 외교에 대한 전념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건 부장관은 “(북한과의 대화는) 미국과 한국, 우리끼리만 할 수 없다. 우리는 북한의 관여가 필요하고 그들이 준비됐을 때 그들과의 논의에 계속 열려 있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비건 부장관은 “오늘 우리가 논의한 창의적 아이디어들에 아주 감사드린다”고 밝혀, 이 본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언급한 종전선언과 이번 피격 사건 계기 남북대화 추진 방안을 비건 부장관에게 설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본부장도 이날 같은 자리에서 “지금 주어진 상황 속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고 또 대화를 어떻게 재개할 것인지, 그 대화 속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양국의 공동과제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지금 상황이 그러하듯이 한국과 미국이 공조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앞으로도 미 측과 다양한 수단을 통해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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