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이어 기관 차원 첫 반발
공공기관 이전정책 난항 예고


KDB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3대 정책금융기관이 여권발(發) 지방이전 추진에 “반대” 뜻을 공식화했다. 기은과 수은이 기관 차원에서 지방이전에 반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이들 기관의 노동조합은 이미 강력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공공기관 이전 정책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29일 산은·기은·수은은 지방이전에 대한 견해를 묻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서면질의에 “은행 경쟁력 악화 우려”를 이유로 반대한다고 답했다.

산은은 “탈(脫) 홍콩 기회를 활용한 글로벌 금융중심지 육성 등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며, 특정 지역의 발전에 국한되거나 은행의 영업력 약화를 초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은은 “지방이전은 일견 수도권으로의 집중 완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정부 소관부처, 중기 유관단체, 시중은행과의 연계 필요성 △금융 클러스터에 소재할 필요성 △IBK거래 중소기업의 약 60%가 수도권에 소재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은행 경쟁력에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우려했다.

기은은 특히 “국내 중소기업 대출 58.7%, 5인 이상 사업체 52.8%, IBK 중소기업 대출 65.1% 등이 수도권에 있다”고도 강조했다. 수은은 8쪽에 달하는 ‘수출입은행 역할 강화를 위한 서울 소재 필요성’ 자료를 제출해 “지방이전은 주요 고객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곤란하게 해 해외 인프라 사업 수주 경쟁력 저하와 외화차입 경쟁력 하락에 따른 우리 기업 수주 경쟁력 악화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수은은 또 “수출 기능이 수도권에 약 71% 집중돼 있어 수출 지원 지연에 따른 기업 불편이 예상된다”며 지난 2014년 부산으로 이전해 35명이 근무하는 ‘해양금융센터’를 예시로 “지난해 연간 379건, 전문직 1인당 평균 14회 서울 출장을 갔다”며 지방이전의 비효율성을 비판했다.

기은과 수은의 지방이전 반대 표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기은과 수은은 수장들이 별다른 견해를 내놓지 않아 내부에서 “공무원 출신의 한계”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윤종원 기은 행장과 기획재정부 제2차관 출신의 방문규 수은 행장 모두 전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산은의 경우 이동걸 회장이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이전에 대해 “산은이 글로벌 진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방 이전은 진보가 아니라 퇴보이니 쓸데없는 논의는 없길 바란다”며 직설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민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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