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태계를 파괴하는 인간의 다양한 행위 중에서도 불법적인 산림 벌채는 오랫동안 주목을 받아왔다. 많은 기상학자는 금년도 동아시아가 경험한 기록적인 폭우와 미국·러시아 대형산불 등의 재난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많은 국가는 기후위기라는 전 지구적 재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불법벌채의 근절에 주목하고 있다. 이 노력의 일환으로 도입된 것이 ‘합법목재 교역촉진제도’다. 우리나라의 합법목재 교역촉진제도는 2019년 10월 1일부터 시행돼 2020년 10월에 제도 시행 1주년을 맞이했다.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원목, 제재목, 합판 등 7가지 품목의 목재를 수입하는 경우 수입신고를 해야 하며, 통관 전에 해당 목재의 합법성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 쉽지만은 않았다. 목재업계를 설득하기 위해 수입업체와 유통업체, 관세사를 직접 만나 제도 교육과 홍보를 수차례 시행했고 1년간 시범운영하는 동안 벌칙조항도 유예했다. 업체가 서류 입증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가별 표준가이드(CSG)를 개발했고, 전화와 이메일을 통한 사전 상담제를 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업계의 제도준수율은 올해 7월 93%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CSG의 경우 현재까지 60개국에 대한 개발이 완료됐고 사전 상담제 이용 건수도 월 780건에 이를 만큼 반응이 좋다. 현장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10회에 걸쳐 설명회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수입 목재의 합법성을 검증하는 제도를 동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산림정책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로 이어졌다. 다양한 국제회의에 참석해 우리 제도를 알렸고, 한국이 불법벌채의 근절과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 있다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에도 꾸준히 국제 네트워크 구축을 이어나가 9월 개최된 인도네시아와의 산림협력위원회에서 현지 목재 합법성 정보시스템에 대한 한국의 접근권한 인정과 관련 연구협력 협의를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합법목재 교역촉진제도가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서류검사의 보완이다. 이를 위해 산림청은 연구진과 함께 고도화된 수종 식별 과학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편백 엽록체 DNA 전체 유전자 정보를 해독하는 것에 성공한 데 이어, 내년부터는 활엽수 DNA 분석 기술과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수종 자동식별 기술을 구축할 계획이다.
산림청이 합법목재 교역촉진제도를 통해 꿈꾸는 궁극적인 목표는 불법벌채 근절과 지구 생태계의 보전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에서 한국이 선도적인 지위에 오르는 것이다.
불법벌채된 저가 수입목재 대신 합법적으로 벌채된 국산 목재를 활용하는 산업이 많아진다면 국내 목재업계의 경쟁력 강화와 국산 목재제품 수출 확대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는 적용 대상 품목 확대, 수종분석 기술의 구축 등 제도 완성을 위한 과제가 남아 있다. 이제 합법목재 교역촉진제도는 더 큰 발걸음을 내딛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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