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성향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전 대변인이 사석에서 이민자를 총살하거나 가스로 처리하면 된다고 발언한 것이 공개돼 당에서 퇴출당했다.

28일 차이트 등에 따르면 AfD 지도부는 이날 크리스티안 뤼트 전 대변인의 당원 권한을 모두 박탈했다. 뤼트는 지난 2월 베를린의 바에서 유명 여성 유튜버 리사 리센티아를 만나 “독일이 더 나빠질수록 AfD는 더 좋아진다”며 “그렇지 않으면 단지 3%에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민자가 독일로 더 유입되는 게 AfD에 도움이 되는가”란 질문에 “그렇다”면서 “우리는 나중에 그들을 모두 가스를 마시게 하거나 총으로 쏴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건을 처음 보도한 독일 프로지벤 TV는 해당 인물을 ‘AfD의 고위 당직자’라고만 밝혔으나, 차이트는 “공익을 위해 실명을 밝혀야 한다”며 뤼트 전 대변인의 이름을 공개했다. 알렉산더 가울란트 AfD 공동원내대표는 성명에서 “뤼트의 발언은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고, 당의 목적 및 정책에 위배된다”며 지도부의 퇴출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자신이 이 같은 주장에 찬성했다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AfD는 올해 들어 온건파가 힘을 얻으면서 강경파 가운데 논란을 일으킨 인사들을 잇달아 퇴출 조치하고 있다. AfD 지도부는 지난 5월 브란덴부르크주(州) 지역당의 원내대표이자 강경파 수장인 안드레아스 칼비츠 의원이 예전에 극우조직에 속했던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명을 결정했다. 브란덴부르크주 지역당은 정관을 변경해 칼비츠가 원내대표직을 유지하도록 했으나, 칼비츠는 지난 8월 당내 동료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또 AfD는 지난 8월 프랑크 파제만 의원이 SNS에 반(反)유대주의 발언을 하고 불법 기부금 모집을 했다는 이유로 제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20%에 가깝던 AfD의 지지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하락세를 이어가며 10% 전후에 그치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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