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밝히진 않는다 … 헤드램프의 진화
제네시스 지능형 램프 시스템
車위치따라 LED 빔 선별 작동
운전자는 밝게 눈부심은 적게
CES소개 현대모비스 콘셉트카
램프로 아이콘·글씨 등 만들어
운전자·보행자 간 소통도 가능
자동차의 헤드램프는 시야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부품일 뿐 아니라, 자동차의 인상을 좌우하기 때문에 디자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부품으로 꼽힌다. 헤드램프가 자동차의 ‘눈’으로 불리는 이유다. 초창기 헤드램프는 그야말로 자동차 전방 환경을 비추는 불빛에 불과했지만, 점차 방향지시등이나 비상등 같은 기능들이 추가되면서 운전자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으로도 발전해왔다. 최근에는 헤드램프에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일부 기능을 더하는 등 더욱 다양한 기술이 헤드램프에 적용되는 추세다. 헤드램프의 역사와 양산차에 탑재된 기술, 미래의 발전 방향에 대해 알아봤다.
◇헤드램프의 역사 =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헤드램프의 첫 등장은 18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엔 아세틸렌이나 기름에 불을 붙여 등을 밝혔다. 이 시기 헤드램프는 운전자가 직접 뚜껑을 열고 불을 붙여야 했기에 상당히 번거로웠고, 밝기도 약했으며, 바람이 불면 쉽게 꺼지기까지 했다. 그러던 중 1912년 캐딜락이 델코의 전기식 시동장치와 조명 시스템을 채택하면서, 최초로 전기식 헤드램프가 도입됐다. 이후 전기식 헤드램프 보편화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5년 현대자동차 포니에는 전구 대신 필라멘트를 사용하는 실드빔(Sealed Beam) 헤드램프가 사용됐다.
1962년에는 유리 전구 안에 텅스텐 필라멘트를 고정하고 할로겐 가스를 주입한 할로겐 헤드램프가 등장했다. 헤드램프 역사에서 커다란 혁신으로 꼽히는 할로겐 헤드램프는 전구 앞에 볼록한 렌즈를 통해 빛을 모아 더 밝게 멀리까지 보내는 프로젝션 램프로 발전, 아직도 많은 완성차에 쓰이고 있다. 현대차도 1984년 출시된 포니2부터 할로겐램프를 장착해왔다. 뒤를 이은 건 1990년대 등장한 고압방전등(HID) 헤드램프였다. HID 램프는 황색을 띠는 할로겐램프보다 백색에 가까워 더 밝은 느낌을 준다. 특히 3배 이상 밝고, 5배 이상의 수명을 가졌지만, 전력 소모량은 40%에 불과하다.
2000년대에는 LED 헤드램프가 나왔다. 전구의 밝기는 HID 헤드램프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여러 개를 묶어서 써야 하지만, 전력 소모가 훨씬 적고 구조도 간단하다. 무엇보다 수명이 10만 시간에 달하는 게 최대 장점이다. 신차들을 보면 점점 LED 헤드램프로 대체되는 추세다. 더 혁신적인 램프도 나와 있다. 레이저 헤드램프다. LED보다도 전력 소모가 적고, 최대 600m까지 비출 수 있다. 일반 LED 헤드램프의 2배에 이르는 거리다. 다만 기술적 한계와 발열 이슈 등으로 인해 소수 차량에만 선택 사양이나 상향등 정도로 적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 제약이 극복되면 레이저 헤드램프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차 램프 기술력이 집대성된 헤드램프는 제네시스의 지능형 헤드램프 시스템(IFS·Intelligent Front-lighting System)이다. 운전자라면 한 번쯤 마주 오는 차의 불빛에 눈이 부셔 짜증이 났던 경험이 있기 마련이다. IFS는 상향등 부분 소등 제어로 상대방 운전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운전자 전방 시야를 확보해 안전 운전을 돕는 기능이다. 우선 앞유리 위쪽에 달린 전방 카메라가 앞차나 반대편 차로에서 마주 오는 차를 인식, 상대방 차의 위치와 각도 등을 판단해 헤드램프 제어기에 송신한다. 헤드램프 제어기는 상대 운전자 시야에 방해되지 않는 영역을 계산해 32개에 달하는 매트릭스 빔 LED 가운데 불을 끌 구간을 선택한다. 이에 따라 상향등 모듈에서 전방 차량 위치에 해당하는 영역만 LED 램프가 꺼지고, 나머지는 켜진 상태로 유지하게 된다.
◇헤드램프의 미래 = 현대차그룹에서 공개한 콘셉트카들을 보면 차세대 헤드램프의 방향성을 어느 정도 예상해볼 수 있다. 지난해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됐던 기아차의 크로스오버 전기차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는 그릴과 헤드램프를 완전히 통합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현대모비스는 단순 디자인 변화를 넘어 아예 헤드램프의 패러다임을 새로 제시했다. 올 초 소비자가전쇼(CES) 2020에서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콘셉트카 엠비전 에스(M.Vision S)를 통해 사람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커뮤니케이션 라이팅’ 기술을 선보였다. 40만 픽셀 이상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 램프를 이용해 도로 위에 방향을 표시하거나, 위급 상황을 알리는 아이콘·글씨 등을 비춰 보행자와 소통하는 기술이다. 지금은 콘셉트카에서나 볼 수 있는 기능이지만,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모든 차가 꼭 갖춰야 하는 의무 기능이 될 수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판단이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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