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개국 ‘국가채무 60% 상한’
韓 2024년 58%로 상승 전망
靑·여당 준칙 도입에 소극적
전 세계적으로 상당수 국가는 국가채무 등 재정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정한 재정준칙을 헌법이나 법률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느슨하게 운영하거나 각종 예외조항을 둘 경우 나랏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재정건전화법안·국가재정법 일부 개정법률안 검토 보고’에 따르면, 재정준칙을 가진 159개국 중에서 법률에 근거를 두고 있는 국가는 103개국, 헌법에 근거를 두고 있는 국가는 14개국이었다. 법률과 헌법에 근거를 두고 있는 국가(117개국)의 비중이 전체의 73.6%에 달했다. 그 이외의 국가는 정치적 협약(23개국), 정당 간 합의(19개국) 등이었다. 해외에서 이처럼 법률과 헌법에 재정준칙의 근거를 두는 이유는 법적으로 강제하지 않으면 위정자들이 재정준칙을 어길 가능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포퓰리즘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정치권은 대중적 인기와 표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나라 곳간(재정)을 헐어서 국민에게 나눠주는 방식을 구사해왔다.
또 국회 기재위 조사 결과, 세계적으로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재정준칙(국가채무 준칙)을 가진 나라의 경우 전체 64개국 중 64.1%(41개국)가 60%를 상한선으로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 공식 전망치에 따르더라도 오는 2024년 국가채무가 이미 58.6%에 달한다.
앞으로 5년 뒤인 2025년부터는 재정 운영을 그동안의 확장 기조에서 긴축 기조로 전환하지 않으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국가채무 준칙을 넘어선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정부 공식 전망치는 국가채무 비율이 과소 계상(計上)돼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실제로 2024년 우리나라 국가채무 비율은 6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기재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우리나라 국가채무 비율은 36.0%였지만, 마지막 해인 2022년에는 51.2%로 불과 5년 만에 15.2%포인트나 폭등하게 된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찾을 수 없는 국가채무 상승 폭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재정 확대가 필요한 시기에 재정준칙을 만들면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재정준칙 도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다. 청와대도 재정준칙 도입에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아 왔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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