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부 방역 지침과 다른 행보
국제무대 신뢰 훼손 등 후폭풍
아침 로비로 정상출근 했지만
취재진 질문엔 묵묵부답 일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와중에 호화 요트를 구매하기 위해 미국 여행을 떠났다는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강 장관이 전면에 나섰던 K-방역 외교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장관은 논란이 불거진 이후 대부분의 일정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대외 노출을 꺼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향후 외교부 장관으로서의 대외 행보에도 제약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주 외교부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어 강 장관이 비판 여론을 잠재우지 못할 경우, 뉴질랜드 외교관 성추행 사건과 한·미동맹 균열 우려 속 한국 패싱 등 가뜩이나 흔들리는 리더십이 타격을 받아 거취 논란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석 기간 불거진 남편 요트 구매 논란 이후 외교부로 출근한 강 장관은 외부 접촉을 최대한 꺼리는 모습이다. 5일 외교부 청사로 출근하면서 평소 이용하던 2층 로비가 아닌 지하 주차장을 통해 취재진의 눈길을 피했다. 같은 날 쿠웨이트대사관 방문 일정도 공개일정이었으나 비공개로 전환했다. 5일 강 장관은 취재진에게 “(질문을) 자제해달라” “조문 왔으니 조용히 해주시길 바란다” 등의 발언으로 일관하기도 했다. 6일에는 2층 로비를 통해 정상 출근했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사무실로 향했다.
이번 논란은 코로나19 이후 강 장관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K-방역 외교에 타격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세계 각국에 한국의 방역 성과를 홍보하고 한국의 경험을 전수하는 데 집중해 왔다. 다자외교 전문가로 평가 받는 강 장관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난 5월 출범한 유엔 보건안보 우호국 그룹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 장관의 가족이 한국 외교부가 자국민에게 내린 방역 지침과 동떨어진 행보를 보인 것이 국내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국제무대에서 강 장관의 ‘말 빨’이 서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는 강 장관 개인에 관계된 사안일 뿐이라며 공식적인 대응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중 갈등과 북핵 문제 등 외교적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부처 수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외교부의 부처 내 위상과 역량 발휘에 먹구름이 드리울 수 있다는 우려는 상당하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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