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령 규정으로 고무줄 운영
2025년 시행… 차기정부 적용
“재정 출혈 정부 따로 있고 재정 관리 정부가 따로 있나.”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놓고 6일 꼼수와 편법으로 사실상 다음 정부에 재정 관리 책임을 넘겼다는 경제계의 비판이 거세다.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재정준칙 도입방안’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기준을 법에 규정하지 않은 점과 유예기간을 둬 현 정부의 면죄부로서 기능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들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일관된 퍼주기 정책으로 재정을 급속도로 악화시킨 현 정부의 문제를 다음 정부가 책임지도록 떠넘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학 교수 역시 “돈을 쓰는 정부 따로 있고, 뒤치다꺼리를 하는 정부가 따로 있다는 생각을 자인했다”면서 “현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을 제어하는 것이 재정준칙의 첫 번째 역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채무비율) 60%까지 마음대로 쓰도록 허가장을 내달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기재부는 전날 국가재정법 개정안에는 기본 원칙만 담고, 구체적인 한도는 모두 시행령에 규정하고, 5년마다 바꿀 수 있도록 했다. 국가채무비율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준칙 시행 시기를 2025년으로 잡으면서 일관된 재정 퍼주기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현 정부는 재정준칙의 사정권에서 공식적으로 벗어나게 된다.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60%,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 3%를 기준선으로 정하고, 두 지표를 연동시킨 점도 꼼수로 지적된다. 국가채무비율과 통합재정수지 2가지 기준 중 한 가지를 충족하면 나머지 한 가지는 충족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법 개정 사항이 아니다 보니 국회 심의나 의결 없이 정부가 알아서 해당 기준을 바꿀 수 있게 된다.
이제까지 정부가 재정관리의 척도로 삼은 관리재정수지가 아닌 통합재정수지를 기준으로 설정한 사실 역시 꼼수다.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나타내는 지표이고, 통합재정수지는 여기에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합친 것이다. 국민연금이 현재 대규모 흑자를 내고 있어 통합재정수지는 관리재정수지보다 수치가 1~2%포인트가량 좋게 나온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2025년 시행… 차기정부 적용
“재정 출혈 정부 따로 있고 재정 관리 정부가 따로 있나.”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놓고 6일 꼼수와 편법으로 사실상 다음 정부에 재정 관리 책임을 넘겼다는 경제계의 비판이 거세다.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재정준칙 도입방안’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기준을 법에 규정하지 않은 점과 유예기간을 둬 현 정부의 면죄부로서 기능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들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일관된 퍼주기 정책으로 재정을 급속도로 악화시킨 현 정부의 문제를 다음 정부가 책임지도록 떠넘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학 교수 역시 “돈을 쓰는 정부 따로 있고, 뒤치다꺼리를 하는 정부가 따로 있다는 생각을 자인했다”면서 “현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을 제어하는 것이 재정준칙의 첫 번째 역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채무비율) 60%까지 마음대로 쓰도록 허가장을 내달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기재부는 전날 국가재정법 개정안에는 기본 원칙만 담고, 구체적인 한도는 모두 시행령에 규정하고, 5년마다 바꿀 수 있도록 했다. 국가채무비율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준칙 시행 시기를 2025년으로 잡으면서 일관된 재정 퍼주기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현 정부는 재정준칙의 사정권에서 공식적으로 벗어나게 된다.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60%,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 3%를 기준선으로 정하고, 두 지표를 연동시킨 점도 꼼수로 지적된다. 국가채무비율과 통합재정수지 2가지 기준 중 한 가지를 충족하면 나머지 한 가지는 충족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법 개정 사항이 아니다 보니 국회 심의나 의결 없이 정부가 알아서 해당 기준을 바꿀 수 있게 된다.
이제까지 정부가 재정관리의 척도로 삼은 관리재정수지가 아닌 통합재정수지를 기준으로 설정한 사실 역시 꼼수다.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나타내는 지표이고, 통합재정수지는 여기에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합친 것이다. 국민연금이 현재 대규모 흑자를 내고 있어 통합재정수지는 관리재정수지보다 수치가 1~2%포인트가량 좋게 나온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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