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평양 인근에서 발사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솟구치는 모습. 오는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열병식에는 화성-15형을 개량한 다탄두 ICBM을 선보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뉴시스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평양 인근에서 발사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솟구치는 모습. 오는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열병식에는 화성-15형을 개량한 다탄두 ICBM을 선보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뉴시스
한미 군사전문가들, 새 전략무기로 고체연료 ICBM, SLBM 등장 가능성에도 주목

오는 10월 10일(쌍십절)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선보일 북한 전략무기 실체에 국제사회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국내외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탄두(多彈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선보일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사회는 고체연료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공개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국내 미사일 전문가들은 ‘다탄두 ICBM’ 공개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반면 고체연료 ICBM, SLBM 공개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전략무기로 새 ICBM을 보여준다고 한다면, 2017년 시험 발사한 화성-14형과 화성-15형 ICBM을 급조해 제작·개발해 성능상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셈이 된다”며 “외신에서 화성-15형보다 큰 ICBM을 위성영상으로 촬영했다고 하는데, 이 경우 성능이 더 증진된 백두산 엔진과 기존의 저성능 2단 엔진을 고성능 엔진으로 대체해 장착했을 것으로 추측되며, 동체의 직경을 키워 다탄두 ICBM 형태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장 교수는 “북한이 다탄두를 탑재할 정도로 핵탄두 소형·경량화 기술에 성공했는지는 의문”이라며 “다탄두 ICBM 개발을 위해서는 미사일 상단에 각 탄두를 원하는 위치에 타격하기 위한 PBV(최종단부·最終段部)가 요구되며 이를 위한 무게만도 최소 1.5t은 돼야 하기에 1만㎞ 이상 사거리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1단 백두산 엔진의 클러스터링을 증가시켜야 하며, 이번 열병식에서 새 ICBM을 보여준다면 형상을 갖춘 껍데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여러 여건상 ICBM이나 SLBM 등과 같은 전략무기를 시험 발사할 가능성은 낮지만, 서구 전문가들이 기술적 능력의 가능성을 낮게 평가해왔던 고체추진 ICBM이 열병식에서 등장할 것”이라며 “물론 이 미사일 탄두 형태는 개발 능력에 관계없이 다탄두 형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은 2017년 시험 발사한 ICBM(화성-14, 화성-15)의 신뢰성과 작전운용 효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며 “기술적으로 보면 정확도 향상, 다탄두 재진입체 개발, 미사일 방어를 회피하기 위한 펜에이즈(Penaids) 전력화, 고체추진 ICBM 개발을 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완전한 ICBM 기술 습득을 위해서는 추가 비행시험이 필수적이지만, 당분간 직접적인 비행시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신형 SLBM 북극성-3형에 대한 추가 비행시험 가능성도 있지만, 3000t급 로미오 개량형 잠수함 진수 또는 최근 정황이 포착된 4000∼5000t급 신형 잠수함 건조 사진 공개 등과 같은 간접적 방법을 우선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2일 북한이 이번에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이 분명하며 새로운 무기체계와 관련해 다탄두재돌입체 등 최신 기술 적용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일 해리 카자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백악관 고위 당국자와 복수의 미 정보 관리는 북한이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ICBM을 공개할 것으로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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