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0월 10일(쌍십절)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선보일 북한 전략무기 실체에 국제사회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국내외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탄두(多彈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선보일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사회는 고체연료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공개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국내 미사일 전문가들은 ‘다탄두 ICBM’ 공개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반면 고체연료 ICBM, SLBM 공개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전략무기로 새 ICBM을 보여준다고 한다면, 2017년 시험 발사한 화성-14형과 화성-15형 ICBM을 급조해 제작·개발해 성능상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셈이 된다”며 “외신에서 화성-15형보다 큰 ICBM을 위성영상으로 촬영했다고 하는데, 이 경우 성능이 더 증진된 백두산 엔진과 기존의 저성능 2단 엔진을 고성능 엔진으로 대체해 장착했을 것으로 추측되며, 동체의 직경을 키워 다탄두 ICBM 형태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장 교수는 “북한이 다탄두를 탑재할 정도로 핵탄두 소형·경량화 기술에 성공했는지는 의문”이라며 “다탄두 ICBM 개발을 위해서는 미사일 상단에 각 탄두를 원하는 위치에 타격하기 위한 PBV(최종단부·最終段部)가 요구되며 이를 위한 무게만도 최소 1.5t은 돼야 하기에 1만㎞ 이상 사거리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1단 백두산 엔진의 클러스터링을 증가시켜야 하며, 이번 열병식에서 새 ICBM을 보여준다면 형상을 갖춘 껍데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여러 여건상 ICBM이나 SLBM 등과 같은 전략무기를 시험 발사할 가능성은 낮지만, 서구 전문가들이 기술적 능력의 가능성을 낮게 평가해왔던 고체추진 ICBM이 열병식에서 등장할 것”이라며 “물론 이 미사일 탄두 형태는 개발 능력에 관계없이 다탄두 형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은 2017년 시험 발사한 ICBM(화성-14, 화성-15)의 신뢰성과 작전운용 효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며 “기술적으로 보면 정확도 향상, 다탄두 재진입체 개발, 미사일 방어를 회피하기 위한 펜에이즈(Penaids) 전력화, 고체추진 ICBM 개발을 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완전한 ICBM 기술 습득을 위해서는 추가 비행시험이 필수적이지만, 당분간 직접적인 비행시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신형 SLBM 북극성-3형에 대한 추가 비행시험 가능성도 있지만, 3000t급 로미오 개량형 잠수함 진수 또는 최근 정황이 포착된 4000∼5000t급 신형 잠수함 건조 사진 공개 등과 같은 간접적 방법을 우선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2일 북한이 이번에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이 분명하며 새로운 무기체계와 관련해 다탄두재돌입체 등 최신 기술 적용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일 해리 카자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백악관 고위 당국자와 복수의 미 정보 관리는 북한이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ICBM을 공개할 것으로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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