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침입 강간죄와 주거침입 준강제추행죄에 대한 법정형을 최고 무기징역으로 동일하게 규정한 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7일 주거침입 준강제추행죄도 주거침입 강간죄와 같은 중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3조 1항이 평등 원칙을 위반한다며 제기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주거침입, 야간주거침입절도, 특수절도 또는 미수범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강간이나 강제추행, 준강제추행 등의 죄를 범하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헌법소원을 제기한 A 씨는 지난 2017년 제주도의 한 게스트하우스 침실에 몰래 들어가 잠이 든 여성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지른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이후 A 씨는 “해당 조항은 법정형의 하한이 지나치게 높고 주거침입 준강제추행을 주거침입 강간과 똑같은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직접 헌법소원을 냈다. 단순히 주거침입 상태에서 준강제추행을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강도·강간을 저지른 경우와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은 형벌 간의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헌재는 “주거침입 강제추행이 주거침입 강간죄와 비교해 죄질, 비난 가능성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헌재는 “구체적인 불법 정도에 비춰 정상을 참작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 법관이 작량감경을 통하여 구체적인 사정을 양형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집행유예까지 선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A 씨 역시 재판에서 이 같은 점이 참작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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