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김순자

그녀가 처음 학교 교사로 부임한 나이는 24세 때라고 합니다. 언제나 열정 하나로 최선을 다한 그녀는 선생님이란 직업에서 제일 좋은 메리트인 ‘방학’을 흔쾌히 모두 반납하곤 했습니다. 너무 열정적으로 생활한 덕분인지 그녀는 50대 초반에 인천에서 처음으로 여교장에 취임했습니다.

절대 권위적이지 않았기에 교장실은 아이들의 참새 방앗간이 됐습니다. 인천, 그리 좁지 않은 도시인데도 그 당시 제일 ‘핫’한 신포동 거리를 그녀와 함께 거닐라치면 정말 거짓말 안 하고 10분마다 상대방이 너무나 반갑게 그녀에게 인사를 하려고 다가옵니다. 심지어 그녀는 몇 년, 몇십 년 전 제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머∼ ○○ 아니니? 정말 반갑다∼”며 이름까지 불러주는 총명함을 보여줍니다.

항상 그런 장면을 보는 저는, ‘난 과연 학교 은사님을 만나면 저렇게 반갑게 인사할 수 있을까?’란 반성 모드에 들어가기 일쑤였지요. 항상 그녀의 어깨는 쫙 펴져 있었고 발걸음도 아주 당당했습니다.

그녀에게선 자그마한 키의 외모에선 전혀 느낄 수 없는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왔지요. 매우 규칙적이었던 그녀는 새벽 5시쯤이면 변함없이 일어나 평생지기와 함께 나지막한 동네 산으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등산을 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어요. 그렇게 규칙적으로 운동한 게 평생 건강을 유지해 온 자산이란 걸요.

그녀는 엄청 밝고, 긍정적으로 삽니다. 정년퇴직을 하고도 효행 봉사단, 양로원, 병원 하모니카 봉사 등 각종 봉사를 다니며 지금도 언제나 그 자리에 계십니다.

나의 롤 모델, 울 엄마! 올해 88세가 된 울 엄마, 평생 아이들과 생활해서인지 지금도 소녀 같으신 울 엄마. 엄마 또래 할머니들보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한 15년은 젊어 보입니다.

엄마는 요즘도 당신의 치아로 딱딱한 음식을 씹어 드시는 게 제일 큰 복이라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치아가 한 개도 안 빠진 게 저도 신기해요.)

1남 3녀인 우리 세 자매와 올케까지 합세해 수다를 떨면 깔깔 호호 ‘여자들의 수다는 무죄’가 되지요.

또한 스마트폰을 너무나 잘 다루셔서 서로 각기 떨어져 있는 세 자매들이 엄마와 SNS 대화를 할 때면 우리 딸들보다 더 많은 장문의 글들로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이렇게 세대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모든 생활에 활기찬 울 엄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씀을 서슴지 않으셨던 엄마이기에 저는 엄마가 평생 늙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센서가 고장이 나는 거야. 참 많이도 사용했지∼” 하시며 당신의 아픈 곳을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꼿꼿했던 허리도 몰라보게 굽으셔서 이젠 제 한 팔로 엄마를 폭 안을 수 있게 됐습니다.

코로나19 이후엔 우울감 예방 차원이라며 하모니카를 열심히 불고 계신 영상을 우리 딸들에게 보내주신 덕분에 오히려 저희가 이 우울한 시기에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렇게 긍정적이고 밝은 기운을 우리에게 주시는 울 엄마처럼 저도 곱게, 건강하게 또 젊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나의 엄마, 아프지 마시고 오래오래 저희 곁에 함께해 주세요. 엄마,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딸 박경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립습니다·자랑합니다·미안합니다’ 사연 이렇게 보내주세요

△ 이메일 : phs2000@munhwa.com
△ 카카오톡 : 채팅창에서 ‘돋보기’ 클릭 후 ‘문화일보’를 검색. 이후 ‘채팅하기’를 눌러 사연 전송
△ QR코드 : 독자면 QR코드를 찍으면 문화일보 카카오톡 창으로 자동 연결
△ 전화 : 02-3701-5261


▨ 사연 채택 시 사은품 드립니다.

채택된 사연에 대해서는 소정(원고지 1장당 5000원 상당)의 사은품(스타벅스 기프티콘)을 휴대전화로 전송해 드립니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