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재인산성 쌓고 장관 남편 출국
코로나 前부터 표리부동 심각
테스兄 ‘세상 힘들다’ 통계 입증

민주주의 후퇴와 불평등 심화
기업 규제도 국가부채도 폭증
꽃 피우려던 한국 급속히 쇠락


코로나 방역이라며 정부는 ‘재인산성’으로 광화문광장을 봉쇄했으나 외교부 장관 남편에겐 출국 특혜를 줬다. 재정 적자가 커지자 재정준칙으로 면피하려 한다. 코로나 이전에도 정책은 표리부동했다. 나훈아 씨의 ‘테스형, 세상이 왜 이리 힘들어’ 하는 가사는 통계로 뒷받침된다. 자신의 삶에 만족한 사람은 2013년 이후 계속 늘다가 2019년 반전돼 전년보다 3.0%포인트 하락했다.(통계청 2019년 한국의 사회지표) 자신을 중산층 이하로 여기는 사람은 2016년보다 6.7%포인트 늘었고, 중산층이라는 사람은 4.0%포인트 줄었다.(3년 단위 문화체육관광부 2019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올해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와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 40%가 무너지고, 체감실업률과 세금 등 국민부담률은 역대 최고, 집값 상승률은 10년 새 최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 성쇠엔 이유가 있다. 루치르 샤르마 모건스탠리 글로벌부문 사장은 5년 이내를 예측하도록 130개국 60년 경험을 분석해 국가 성쇠의 10가지 법칙을 제시했다. 경제·정치·안보 등을 종합한 실무 지표라 더 주목받았다. 지난 몇 년간 한국은 어떨까?

첫째, 생산가능인구는 느는가? 그러면 성장했다. 차별이 줄고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커지면 성장했다.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2019년 0.88명으로 급감해 세계 최저로, 자살률은 최고로 게다가 20∼30대에서 높다. 여성 고용은 늘었지만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둘째, 대통령(총리)은 민주주의에 충실하고 지지도가 높은가? 그러면 성장했다. 2019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서 진보·보수 갈등이 크다는 비율은 91.8%로 2016년보다 14.5%포인트 급등했다. 세계적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의 민주주의 만족도 조사에서 한국은 불만이 2019년 44%로 1년 전보다 9%포인트 늘었다.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비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처벌, 인터넷 언론 탄압, 탈북민 북송을 지적했다.

셋째, 불평등이 커지나? 기업가 정신으로 큰 착한 부자가 아니라 정권의 특혜로 큰 나쁜 부자가 많으면 심각해진다. 우리나라는 적폐청산으로 기업가 정신을 위협했고, 신라젠 주가 조작, 라임 투자 사기, 옵티머스 금융 사기 사건 등은 정권 핵심 인사가 연루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넷째, 정부의 간섭(규제)이 느는가? 그러면 후퇴했다. 근시안에다 공짜 이익 보는 지대 늘리기 정책은 부패만 키웠다. 우리나라는 소득주도성장으로 성장률이 반 토막, 태양광 등 국책사업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사업에 이르기까지 묻지마식 지원이 판치며 부패가 만연했다.

다섯째,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하는가? 지정학적 이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고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쇠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협력으로 성장했으나 중국에 편향돼 자본·기술·인재가 유출되면서 쇠했다. 여섯째, 투자가 느는가? 제조업, 연구·개발,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늘면 성했고 반대면 쇠했다. 제조업이 크면 서비스업은 자연히 성장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위기의 늪에, 부동자금이 주식과 부동산에 빠졌다.

일곱째, 물가는 안정적인가? 성장률이 높으면 물가상승이 불가피하나 물가만 오르면 불만이 커지고 혁명도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주택을 포함해 생필품에다 사회보험료와 세금만 빠르게 올랐다. 여덟째, 자국 통화는 저렴한가? 자본이 다른 나라로 떠나면 쇠했고 반대면 수출은 물론 일자리와 관광 수입이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국내로 들어온 자본보다 해외로 떠난 자본이 4배 많고, 청년은 4명 중 1명이 실업이다.

아홉째, 부채 증가가 성장보다 빠른가? 국가부채가 GDP의 40% 이상 5년 넘으면 재정위기를 겪었다. 부채가 많아도 투자에 쓰이면 나은 편이나 사회 지출이면 비율이 낮아도 위험했다. 우리나라는 국가부채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 열째, 세계 언론은 어떻게 보는가? 세계 언론이 칭찬할 때 정점에 올라서 있고 그 다음에 위기가 왔다. 우리나라는 IMF와 블룸버그 통신 등이 이미 우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코로나 위기 극복에 성공했다는 자화자찬에 국제사회는 냉담해진다.

지금 대한민국은 꽃도 피워 보지 못하고 시들고 있다. 그러나 나훈아 씨 말대로 이런 때 일반 국민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아픔을 웃음에 묻으며 앞으로 나아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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