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정부·여당이 입법을 추진하는 ‘공정경제 3법’에 추가로 노동관계법 개정도 논의하자는 제안을 했다. 야당 측에서 ‘신의 한 수’라고 평가하는 것과는 달리,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노동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그러나 뭔가 미심쩍은 구석이 많다.
무엇보다, 공정경제 3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노동관계법 개정을 반대하는 이유가 분명치 않다. 공정경제 3법은 신산업 창출을 위한 민간 투자를 억제한다는 점에서 하드웨어 구축에 장애가 되는 법제라 할 수 있다. 즉, 공유경제 기반의 새로운 산업 질서가 형성되려면 이에 적합한 새로운 투자가 유발돼야 하는데 공정경제 3법이 이를 억제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행 노동관계법은 그동안 노동시장의 경직화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즉, 고용 안정성을 지나치게 강조해 이미 노동시장에 진입한 정규직 근로자만 지나치게 보호하고 있어 취업 준비생들은 평생 안정된 일자리를 경험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경직화는 각 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인력을 적소에 배치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는 게 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산업간 융합이다. 법제도가 사업 재편을 과도하게 규제하고 노동 안정성을 과보호하는 한 융합형 신산업 탄생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지난 6일 이낙연 대표는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해 공정경제 3법을 개정해야 하는 이유로, 국내 기업들이 건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국내 기업들이 병들어 있는 만큼 공정경제 3법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법의 대상이 되는 기업 대부분은 흑자 기업들로, 국가경제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건강한 기업들이다. 이들에 불필요한 치료를 하는 경우 오히려 건강한 기업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노동관계법을 개정하지 않는 이유로는 해고를 자유롭게 하고 임금을 유연하게 하는 것은 노동 안정성을 침해해 노동자들에게는 너무 가혹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대표의 말대로라면 노동시장의 경직화로 인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취업 준비생들은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아무리 봐도 부적절한 법 개정안들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공정경제 3법안과 노동관계법 개정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대응책은 대한민국을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가고자 하는지 불분명하다. 이는 명분이 없더라도 힘으로 밀어붙이면 된다는 식의 오만과 독선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런 점에서 입법 방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우선, 공정경제 3법은 지금의 입법안과는 반대로 투자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재정비될 필요가 있다. 대주주의 경영권을 제한하여 투자를 억제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들의 경영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신산업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노동관계법도 야당 안(案)대로 노동시장 유연화에 초점을 맞춰 개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저성과자의 해고를 부당해고로 추정하는 현행 노동관계법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인재의 노동시장 진입을 막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주 52시간 노동시간 제한 역시 신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무리 봐도 공정경제 3법보다는 오히려 노동관계법 개정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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