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자금 500억 들어간
셉틸리언 수상한 자금흐름 포착
“前 靑행정관 옵티머스 지분
차명 보유” 진술 확보했지만
수사확대 안해 ‘뭉개기’ 비판
‘로비창구役’ 정씨 신병 확보못해
5000억 원대 피해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건에 대해 “서둘러 차명을 포함한 펀드 수익 지분을 확인해야 정·관계 인사 연루 윤곽과 실체를 규명하는 실마리를 풀 수 있다”는 지적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이 뒷북 수사로 로비 의혹 규명에 실기했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대주주로 있는 셉틸리언에 막대한 옵티머스 펀드 투자 자금이 흘러들어간 경위를 비롯해 수익 지분을 보유한 정·관계 인사, 호화 자문단 등의 개입 여부 등을 밝혀야 진상을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옵티머스와 셉틸리언을 축으로 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이 전 행정관의 적극적 개입 가능성을 뒤늦게 확인 중에 있다.
12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옵티머스 2대 주주이자 트러스트올 대표인 이모 씨는 검찰 조사에서 옵티머스 펀드 판매액 중 일부가 이 전 행정관이 대주주 지분을 보유한 셉틸리언에 전달됐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500억 원의 뭉칫돈이 자금 횡령 통로인 트러스트올을 통해 셉틸리언에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자금 일부는 부실 기업 인수 자금으로 활용된 정황도 포착됐지만 옵티머스 투자금 사용처 대부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페이퍼컴퍼니인 셉틸리언은 자회사인 화성산업을 통해 코스닥 상장사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했다.
검찰이 로비 의혹 관련 셉틸리언에 주목하는 건 무엇보다 이 법인 지분구조 때문이다. 셉틸리언 지분 50%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부인 윤모 씨가, 나머지 절반은 윤석호 옵티머스 이사의 부인인 이 전 행정관이 보유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행정관이 옵티머스 지분 9.8%를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었다는 관계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행정관을 비롯해 펀드 수익 지분을 누가 가지고 있었는지 또 펀드 투자금이 흘러간 사업체 지분 구조 등을 따지는 게 로비 의혹의 핵심”이라며 “이 전 행정관이 남편 부탁으로 단순 이름만 빌려준 것을 넘어 가담자나 로비 창구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돈을 그냥 받으면 뇌물이어서 조금이라도 넣고 펀드 수익을 챙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올해 5월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서도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검찰은 압수수색과 관계자 진술로 이 같은 로비 의혹 정황을 포착했지만, 수사를 전면화하지 않았다.
검찰이 청와대와 여권 눈치를 보느라 옵티머스 사건 관련 로비 의혹 수사를 뭉갠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그 사이 로비 창구로 지목된 정영제(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 골든코어 대표 신병 확보도 불투명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중앙지검이 제대로 조사를 하려고 했다면 로비 정황이 담긴 문건 속 관계자들을 진작 조사했을 것”이라며 “여권 연루설에 부담을 가지고 수사를 축소하거나 꼬리 자르기식으로 끝내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사 관계자도 사후에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등으로 감찰이나 수사 대상에 오르지 않으려면 해당 의혹의 진위 정도는 규명해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윤정선 기자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