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분사 앞둔 LG화학, 매출·영업익 역대 최대

영업익 9021억, 작년比 158% ↑
매출 7조5073억… 8.8% 뛰어

‘주주달래기’ 잠정 실적 발표
성공적 물적 분할 기대감 높여

오는 12월 배터리 사업 분사를 앞둔 LG화학이 분기 최대 매출액·영업이익을 갈아 치웠다. 영업이익이 9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거뒀다. 석유화학 사업이 단단히 받쳐준 데다가, 지난 2분기 흑자로 돌아선 자동차 배터리 역시 성장세를 유지한 게 동력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올해 말 분사를 앞두고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두면서 성공적인 물적 분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902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7% 증가했다고 12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8% 늘어난 7조5073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증권가는 LG화학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약 7328억 원으로 전망했다.

특히, LG화학의 이번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별 실적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 실적은 매출의 경우 지난해 4분기 7조4510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 1분기 8313억 원이었다. LG화학이 결산 공시 전에 잠정 실적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적 호조는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이 뒷받침했다. SK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석유화학 시황이 매우 양호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석유화학 사업부문만 살펴봐도 최근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염화비닐(PVC), 니트릴라텍스(NBL)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배터리 사업부문도 흑자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에는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흑자로 전환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력 제품의 강세 지속으로 3분기 컨센서스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며 “배터리 사업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영업이익이 줄겠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따른 단기 부진으로, 4분기에는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화학은 애초 이달 말 3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주주 편의 차원에서 잠정 실적을 2주가량 앞당겨 내놨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사업 분할을 앞두고 ‘주주 달래기’ 차원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도 “최근 LG화학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주주와 투자자들이 더 정확하게 실적을 예측하고 기업 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오는 12월 1일부로 전지(배터리) 사업부문을 떼 가칭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별도 회사를 출범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오는 21일 3분기 정식 실적 발표와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한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