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체제가 문재인 정권을 상대로 평화 쇼를 벌이면서 뒤에서 무슨 일을 해왔는지 갈수록 분명히 확인되고 있다. 최근에만 해도 북한은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공무원을 총살하고 시신을 소각했다. 급기야 심야인 10일 오전 0시부터 진행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는 신형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초대형 방사포 등을 무더기로 선보였다. 22륜형 이동식 발사대에 실려 등장한 신형 ICBM은 기존의 화성-15형보다 큰 다탄두 모델로 추정된다. 미국 전역을 동시 타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크기의 ‘괴물 ICBM’ 평가까지 나오는 이유다. 초대형 방사포와 북한판 이스칸데르미사일 등 신무기 4종 세트를 동시에 발사하면 현재의 한·미 방어 체계로는 막기 어렵다.

문 정부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그대로 믿고 심지어 동맹인 미국을 상대로 북한 입장을 옹호하기까지 해온 지난 3년 동안, 북한은 유사시 미군의 한반도 증파를 저지하기 위해 미 본토 타격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재래식 무기 고도화에 매진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김정은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 연설을 통해 “멀지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를 실행한 셈이다.

그런데도 문 정부는 김정은이 열병식 때 “보건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 마주 잡는 날이 오길 바란다”는 말에 반색하며 호들갑을 떤다. 김정은이 남·북 모든 ‘인민’의 지도자인 양 자처함으로써 한국 정부를 깎아내린 셈인데도 청와대는 ‘남북관계 복원 의지’라고 해석했다. 통일부는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이라는 언급이 “우리 국민을 위로한 것”이라고까지 했다. 문 대통령은 잇달아 종전선언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니 툭하면 청와대를 향해 막말을 퍼붓고 한편으론 괴물 ICBM 자랑까지 하는 것이다. 이런 위협은 문 정부의 잘못된 안보 정책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이제라도 강력한 대북 제재 복원 등 상식과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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