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다시 급증세
美,백신 개발 ‘초고속 작전’
中·유럽, 인허가 절차 최소화
허가는 식약처, 심사는 평가원
역할 구분해 정책 일관성 추구
생명위협 질병치료 신약 대상
사전상담·신속심사제도 마련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 또는 급속도로 확산하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치료제는 국민이 최대한 빠르고 안전하게 사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과학적이면서 신속한 의약품 허가절차가 필수다. 최근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일명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이라는 백신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으며, 중국은 물론 유럽 역시 백신 개발에 각종 인허가 절차 등을 최소화하면서 일반적으로 수년이 필요한 백신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국 역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연구 허가 및 심사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속도 경쟁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인 현재는 신속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안전성 등 과학적 검증에 대한 우려가 적지는 않지만 이미 기존과 다른 새로운 허가·심사·관리 시스템이 등장한 것이다.
한국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의료제품 전반에 대한 허가 심사 체계를 개편했다. 의약품은 물론, 의약외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의료제품의 허가 심사와 전문성을 강화해 신속한 제품화를 지원, 국민의 제품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관련 기업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일관성·정책 기능 부족 등 해소 = 허가·심사 체계 개편 전까지는 한국의약품안전평가원(평가원)에서 단독으로 ‘허가·심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제품 허가에 치중하다 보니 안전관리 정책에 대한 상호연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허가가 개별제품에 대한 과학적인 적·부 판정에 머물러 있어, 필요한 제품을 적정하게 공급하기 위한 허가의 정책적 기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의약품, 바이오, 의료기기 등 품목별로 단절된 제도가 운영되면서 의료제품 전반에 대한 총괄·조정기능이 존재하지 않아 허가·심사의 일관성 역시 부족한 것으로 평가돼 왔다. 아울러 최근 4차 산업시대를 맞아 첨단 융복합제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관련 대응 허가 조직이 없어 신속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었다.
이에 따라 체계개편을 위해 가장 먼저 의료제품의 허가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총괄담당관’ ‘첨단제품허가담당관’ 부서를 신설했다. 또 심사 분야는 평가원에 ‘신속심사과’ ‘사전상담과’ 부서를 만들었다. 심사는 평가원에서 과학적 근거자료에 따라 실시하고, ‘허가’는 전주기 안전관리 정책과 사회적·경제적 상황 등 정책적 판단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식약처에서 최종 결정하는 시스템을 위한 조처다.
◇역할 구분해 전문성 강화 = 이번 의료제품 허가·심사 체계 개편으로 그동안 평가원에서 수행하던 허가업무는 식약처 본부 차장 직속과에서 수행하고 심사업무는 평가원에서 계속 수행하게 된다. 의료제품 허가 업무는 본부 차장 밑에 ‘허가총괄담당관’과 ‘첨단제품허가담당관’ 2개과를 신설해 운영하고, 평가원에서는 심사업무를 계속 수행하게 되는데, 원장 밑에 ‘사전상담과’와 ‘신속심사과’ 2개과를 신설해 운영한다. 기존의 허가총괄팀 21명, 융복합기술정책팀 9명은 폐지 후 신설부서로 배치한다. 이에 따라 허가총괄담당관에는 16명, 첨단제품허가담당관에는 14명이 재배치됐다.
먼저, 본부 2개과 중 허가총괄담당관은 의약품(생약·한약제제 포함)에 대한 허가와 의료제품 전반에 대한 허가·심사 제도개선을 총괄하고, 첨단제품허가담당관은 융복합 의료제품과 바이오의약품(의약외품 포함), 의료기기 허가 업무를 담당한다. 다음으로 평가원 2개과 중 사전상담과는 신속심사 대상인 의약품과 의료기기 및 신약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신청 및 품목허가 신청에 대한 사전상담 등을 수행하고, 신속심사과는 의약품과 의료기기 및 신약의 신속심사 지정신청에 자료 검토 등을 지원한다.
사전상담을 통해 임상시험 단계에서는 계획이나 결과에 대해 종합적으로 상담을 받고, 허가신청 전에는 품질, 비임상 및 임상자료의 전반적 검토를 통해 완성도 높은 허가자료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자료보완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신속심사 적용 대상은 생명위협 질병, 신종 감염병, 디지털 기반 의료기기 등 공중보건 위기 대응 또는 질병 치료에 혁신적 기여를 하는 제품(위기대응의약품, 혁신신약, 혁신의료기기)이다. 또 최근 제정된 ‘첨단재생바이오법’과 ‘의료기기산업법’에 따라 첨단바이오의약품 및 혁신의료기기(소프트웨어) 허가·심사, 첨단재생의료 고위험 임상연구계획 심사 등 신규업무 처리를 위해 분야별 첨단기술 전문가를 확충하고, 맞춤형 심사체계도 도입하게 된다.
◇고품질·신속심사 체계 구축 기대 = 이번 개편으로 급변하는 시대에 허가·심사의 종합적인 검토하에 정책 연계성이 강화돼 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헬스 트렌드에 따른 신개념 의료제품에 대한 고품질·신속심사를 위한 전담 심사체계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허가에는 과학적인 근거 위에 합리적인 정책 판단을 더하고, 심사에는 연구·개발(R&D) 단계부터 사전에 상담을 실시하며 획기적인 치료제에 대한 신속심사를 추가함에 따라 의약품 등 제품화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실제로 사전상담과 신속심사를 통해 처리 기간이 크게 줄어든다. 의약품의 일반적인 법정 처리기간은 120일에서 90일로 줄어들고, 의료기기는 80일가량 소요되는 기간이 40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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