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까지 ‘옵티머스 마수’

농협 계열사에 정권 영향 의혹
판매과정·절차 등 곳곳에 부실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로 수천억 원대 피해를 낳은 옵티머스 펀드가 공공기관의 사내복지기금에도 손을 뻗치게 된 것을 두고 여권의 압력 행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판매 과정이나 절차에서도 석연찮은 점이 발견될 뿐만 아니라 이에 투자한 기금 역시 ‘묻지마’식 투자를 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사내복지기금 30억 원의 옵티머스 투자 손실과 관련, 한국농어촌공사 측은 13일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운용을 위해 10여 개 금융기관에 자금운용제안서 제출을 요청했고, 안정적이고 고금리인 해당 상품에 사내기금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투자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과정과 절차에서 부실이 확인되고 있다.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어촌공사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특히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공공기관인 농어촌공사의 기금에 옵티머스 상품을 판매한 점을 놓고 “정권의 영향 아래 있는 농협 금융계열사와 공공기관에 외부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게 야당 측의 주장이다.

공사 내 별도 법인인 사내근로복지기금의 경우 이사회 자체가 본사 부장급 2명과 노조 측 2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사회 의장도 없는 상태다. 이들은 NH투자증권의 제안서를 지난 2월 27일에 받았는데, 이에 대해 제대로 된 검토 절차를 무시하고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투자를 결정하는 한편, 원금 손실도 없는 상품으로 이해했다는 주장이다. 농어촌공사와 거래한 광주지역의 NH투자증권 지점에서는 과거에는 구체적인 상품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보냈지만 옵티머스의 경우는 상품 내용 등을 생략하고 제안서를 1장으로 줄여 보내기도 했다.

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 역시 사내복지기금 운용과 관련해 감사를 진행해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이 같은 판매 절차가 과연 가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판매사 측도 불투명한 사모펀드인 옵티머스 상품의 위험성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이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공공기관 인사들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수익률 하나만 봤다고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 측은 이 같은 상식 밖의 불완전판매와 부실투자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외부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농어촌공사와 NH투자증권은 외부압력 자체를 부인하며 ‘부실판매·투자’ 책임만 언급하고 있다.

야당은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옵티머스에 대한 부실투자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강제조사 혹은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옵티머스 투자에 동원된 모습”이라며 “부실상품을 판매한 판매사와 부실투자를 결정한 공공기관들이 말을 맞춘 듯 ‘외압이 없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정민·김보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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