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놓고 네번째 감사위
崔원장 - 일부위원 ‘치킨게임’


감사원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문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놓고 13일로 네 번째 감사위원회 심의를 열었다. 최재형(사진) 감사원장과 감사위원들은 월성 1호기 문제로 지난 4월 세 차례 감사위를 포함, 40시간에 이르는 심의를 하고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감사위가 유례없이 길어지면서 원칙을 중시하는 최 원장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사수에 나선 일부 감사위원 간 대립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감사원은 이날 오전 최 원장과 5인의 감사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다시 감사위를 열어 월성 1호기 감사 결과 보고서 심의를 이어갔다. 통상 하루면 결론에 도달하는 감사위 일정이 일주일 가까이 끝장토론 격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최 원장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경제성이 실제보다 저평가되는 등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월성 1호기 감사의 중대성에 대해 언급하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누가 감사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게 충실히 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한 터다.

이에 일부 감사위원은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 결정은 적절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심의에 걸리는 시간은 감사 사항의 규모, 사안의 복잡성 및 난이도 등에 따라 좌우되는 것일 뿐”이라며 “일부 감사위원을 친여 성향이라고 단정하면서 서로 대치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감사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위가 심의를 마치고 결론에 도달하더라도 어느 한쪽은 치명상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타당했다는 결론엔 야권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제기할 것이고, 조기 폐쇄가 부당했다는 결론엔 현 정부 탈원전 정책에 흠집이 나는 셈이다. 오는 15일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지만 그 전에 감사 결과 보고서가 국회로 넘어갈지는 미지수다. 감사원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신속하게 국회에 보고서를 송부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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