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광주로 이전한 세계김치연구소가 통폐합 위기에 직면하자 광주시와 시의회, 시민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이에 반대하고 나섰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을 지원·육성·관리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측은 이 같은 여론을 정책 입안자에게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나,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2일 오후 시청에서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을 접견하고 최근 한국식품연구원과의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세계김치연구소의 독립적인 유지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 시장은 원 이사장에게 “김치가 갖는 건강적 측면을 포함한 다양한 기능을 감안할 때 안전과 위생, 맛을 잘 관리해 나간다면 수요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며 “김치는 계속 키워 나가야 할 미래의 유망한 산업인데도 김치연구소를 식품연구원으로 통합한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치는 전통식품이지만 미래 식품이기도 하다”면서 “없는 연구소도 만들어야 하고, 분원으로 있다면 키워야 하는데, 있는 연구소를 통합한다는 것은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거듭 통합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에 원 이사장은 “시장님 말씀에 공감한다”며 “김치연구소 존치에 대한 광주시의 입장과 미래비전 그리고 지역의 여론을 정책 입안자들께 잘 설명하고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도 통폐합 부당성을 설명하면서 “통폐합될 경우 시가 11대 산업으로 육성 중인 김치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성명을 내고 “김치연구소를 독립기관으로 존치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광주경실련은 “김치연구소는 2012년 광주로 이전 개소한 후 김치 기능성 유산균 발굴, 우수 김치 종균 개발, 김치 생산공정 자동화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며 “김치연구소와 한국식품연구원의 통합이 이뤄진다면 연구의 자율성·독립성이 크게 훼손된다”고 지적했다.

광주시의회도 6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세계김치연구소를 최초 공모 당시 계획대로 독립적인 부설 연구기관으로 유지해 기능 안정화와 자립화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출연한 연구기관으로 2010년 1월 경기 성남에 설립된 뒤 2012년 10월 광주 남구에 청사를 준공해 이전했다. 그러나 국회 등에서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 통폐합이 논의되고 있다.

광주=정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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