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獨 구텐베르크가 밝혀
철이 90% 이상… 나머진 니켈
부피는 지구 14%… 질량 30%
액체금속 상태라 자기장 생성


깊이 2900㎞ 아래에 있는 지구의 핵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2900㎞이면 대략 서울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간의 거리니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깝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구 속에 분포하고 있는 핵은 과연 베트남만큼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베트남과 지구의 핵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양적으로 비교한다는 것은 무의미하고 우매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지구 핵의 존재와 움직임이 인간은 물론 지구상에 살아가는 대부분의 생명체가 삶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과학적 사실이다. 그 이유는 지구의 자기장이 만들어지고 있는 곳이 바로 지구의 핵이기 때문이다.

중력이라는 힘 덕분에 생물들이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지 않고 지구에 붙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지구 자기장 덕분에 생명이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의외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구의 자기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우선 지구의 자기장이 방향을 지시한다는 사실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나침반이 남극과 북극을 가리키고 있는 이유는 지구가 거대한 자석이기 때문이다. 나침반 덕분에 인류는 방향을 잃지 않고 먼 곳으로 여행을 다닐 수 있었고 문명 간 교류도 가능했다. 철새는 나침반이 없어도 자기장에 대한 감각을 갖고 있어 계절에 따라 먼 거리를 방향을 잃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소, 꿀벌, 파리, 바퀴벌레 등 다양한 생물도 자기장을 감지하면서 생존에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구 자기장의 역할은 이것만이 아니며 생명의 보호막 기능도 한다.

지구 밖 우주는 태양으로부터 생명체에 치명적인 자외선과 각종 방사성 입자들이 날아오고 있는 매우 위험한 공간이다. 지구상에서 생명이 번성할 수 있는 것은 지구의 대기와 자기장이 자외선과 방사성 입자들을 차단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에서 날아온 유해한 방사성 입자들은 전하를 띠고 있어 대부분 지구의 자기장을 통과하지 못해 우회하고 그 일부가 지상에서 1000∼6만㎞ 상공에 분포하고 있는 밴앨런대라는 이름의 띠 모양의 영역에 잡혀 있다. 만약 지구 자기장이라는 보호막이 없어 방사성 입자들이 대기와 충돌한다면 오존층은 파괴되고 강력한 자외선이 지구상으로 직접 내리쫴 지표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돼 버릴 것이다.

핵에서 자기장이 형성되는 이유는 핵 대부분이 액체금속이기 때문이다. 핵은 철과 니켈의 합금이지만 고온고압 때문에 액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대체로 핵의 90% 이상은 철이며 니켈은 5%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피로 따지면 지구의 85%가 맨틀이고 핵은 14% 정도지만, 핵은 무거운 금속들로 구성돼 있어 질량으로 따지면 지구의 약 30%를 차지한다.

지구 내부에 액체 상태의 핵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1914년 독일의 베노 구텐베르크에 의해 밝혀졌는데 1936년 덴마크의 지구과학자 잉에 레만은 지진파 연구를 통해 깊이 5100㎞부터 지구의 중심까지는 고체 상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발견으로 핵은 액체 상태의 외핵과 고체 상태의 내핵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경계는 발견자의 이름을 따 레만 불연속면으로 불리고 있다. 내핵은 지구 전체 부피의 약 1%며 외핵의 규모가 훨씬 크다. 외핵은 상부와 하부의 온도 차 때문에 대류를 하는데 그 속에 분포하고 있는 전하를 띤 입자들도 같이 이동하면서 자기장이 형성된다.

발전기의 경우 움직이는 자석이 전류를 만들어 내는 데 비해 지구는 움직이는 전하가 자기장을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외핵의 흐름에는 상부와 하부의 온도 차 외에도 지구의 자전, 달의 중력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의 내핵도 규모는 작지만 외핵의 운동과 지구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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