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수(왼쪽) 더불어민주당 공정경제 태스크포스(TF) 위원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4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공정경제 3법 정책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기념사진 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수(왼쪽) 더불어민주당 공정경제 태스크포스(TF) 위원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4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공정경제 3법 정책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기념사진 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규제 3법’ 간담회

끝장토론 해도 모자랄 판에…
“생색내기용 만남 그쳐” 비판


경제계가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과 관련해 연일 여당에 법안의 부작용과 문제점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여당의 대응은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재계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겠다던 여당이 실제로는 “이미 오랫동안 논의해왔다”면서 무성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뒷말이 들린다.

15일 경제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주관으로 ‘공정경제 3법 관련 당·경제계 정책간담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해 삼성·현대차·SK·LG 4대 그룹 부설 경제연구소도 참여한다. 하지만 각 단체와 그룹 연구소가 여당을 상대로 발언할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재계의 입장과 상황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연구원 간담회 계획안을 보면 이날 간담회는 총 80분이다. 사진 촬영 등 식전행사와 민주연구원장 인사말, 맺음말 등을 빼면 60분만 남는다. 경총, 대한상의, 4대 그룹 연구소에 주어지는 발언 시간은 각각 5분에 그친다. 이후 ‘자유토론’이 30분 정도 진행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경영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이라면 ‘끝장토론’을 해도 모자라는데 30분 토론은 그야말로 생색내기”라고 말했다.

하루 전 경총에서 열린 민주당 공정경제 태스크포스(TF)와 경총, 중소기업중앙회 등 6개 경제단체와의 간담회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과 유동수 TF 위원장 인사말을 빼고 각 단체는 10분 정도씩 발언하는 데 그쳤다. 기업 규모와 업종별 상황이 달라 각 단체는 주어진 시간 안에 구체적인 상황을 모두 설명하기 어려워 개략적인 상황 전달에 그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데도 여당은 입장 변화가 없다. 유 위원장은 “해당 법안은 20대 국회부터 상당히 오랫동안 검토하고 고민해온 것으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어떻게든 처리해야 할 법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법안 통과에 수정계획이 없음을 내비쳤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경총 간담회에서 “오래된 현안으로 법안 통과 시점을 늦추거나 방향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과 재계의 대화가 개정안 국회 통과를 위한 여당의 명분 쌓기용 요식 행위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배경이다. 재계 관계자는 “여당의 입장은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 아닌 것 같다”면서 “이야기를 듣겠다고 하지만 주어진 시간도 짧고 돌아오는 여당의 대답은 매번 ‘이미 오래 논의해왔다’로 똑같다”고 비판했다. 다른 관계자도 “14일 TF 간담회와 15일 간담회 모두 여당이 주관한 거지만 참석 의원 구성도 달라서 새로운 의원이 올 때마다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해 설명해야 한다”며 “결국 여당 의원들은 사진만 찍고 ‘우리는 할 만큼 했다’고 말하고 싶어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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