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수소발전 의무화’ 배경·의미

‘신재생 공급 의무화’서 떼어내
수소연료전지 비중 급증 대응
내년 예산 7977억으로 35%↑


글로벌 경제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수소경제 추진을 위해 정부가 대대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미국·중국·유럽·일본 등 유수의 국가가 선점을 위해 이미 치열한 ‘H(수소)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위기의식도 작용했다. 정부가 15일 발표한 방안에는 글로벌 수소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수소 생태계를 아우르기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담겼다.

특히 주목되는 지점은 수소전력 사용을 의무화하는 제도다. 2022년부터 도입될 ‘수소 발전 의무화 제도(HPS)’는 2012년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가 시행된 지 10년 만에 덩치가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수소연료전지를 따로 떼어내 별도의 시장을 구축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에 따라 수소 보급이 앞으로 계속 확대될 경우 RPS 내 수소연료전지 비중이 급증해 다른 재생에너지와의 균형적인 보급 확대가 어려워진다는 점을 고려했다. 로드맵상 RPS 시장에서 수소연료전지 비중은 지난해 13%에서 2030년 26%로 확대될 전망이다.

수소제조용 천연가스 공급체계를 대폭 개선해 가스 가격을 43%까지 떨어뜨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가스공사가 수요자 맞춤형으로 계약을 별도 체결해 가스를 공급하는 제도인 ‘개별요금제’를 기존에 발전용에만 한정했던 것에서 수소제조용까지 확대 적용한다. 이 경우 수소제조사업자가 최근 하락한 가격으로 천연가스를 별도 수입할 수 있어 원료비를 약 30% 절감하는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안산, 울산, 전주·완주, 삼척 등 수소시범(특화)도시에서는 공동주택, 요양병원, 국가 산업단지, 캠퍼스 등에 수소가 공급된다. 수소버스·트램이 운영되는 한편 수소드론을 이용한 하천관리 등도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수소 관련 정부 예산도 올해 5879억 원에서 내년 7977억 원으로 35%가량 확대키로 했다.

정부의 이 같은 지원책은 글로벌 수소시장이 이미 영토확장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선진국들의 전쟁터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KPMG는 2040년 세계 자동차 4대 중 1대가 수소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소 생성·저장·인프라·이용을 포괄하는 수소경제 규모는 연간 2조5000억 달러에 달하고 300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은 최근 ‘EU수소전략’을 발표해 600조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은 캘리포니아 주 등지에서 수소차와 충전소 확대를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 역시 수소산업 4대 거점을 지정해 국책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13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전기차를 개발한 현대차가 최근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트럭 양산에 들어가는 등 민간 분야에서 속도를 내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국영 수소 및 신에너지학회 명예회장은 “보급과 병행해 생산·기술 측면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지원을 고민해야 한다”며 “아울러 수소가 위험하다는 편견이 많은 점을 고려해 수소의 안전성을 알리고 주민 수용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봉재 전 한국수소산업협회장은 “화물차·선박·철도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분야로도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박정민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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