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先後 관계 등이 문제”
남북관계 독자진행 관련해선
“그렇게 안될 것… 美와 협의”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3일부터 시작한 방미 기간에 문재인 대통령의 잇따른 종전선언 추구 발언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종전선언 문제를 포함해 한·미가 각종 현안에서 불협화음을 보여왔던 만큼, 미국 측의 이해를 구하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 상황 관리에 주력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종전선언을 미·북 비핵화 협상의 뒷부분에 놓는 ‘출구론’을 고수하는 미국과 의견 차이를 좁히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서 실장은 15일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면담한 후 특파원들에게 “종전선언 문제는 항상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왔던 문제’라며 “한·미 간에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 실장은 “문제는 종전선언이 비핵화 과정에서 선후관계가 어떻게 되느냐, 또는 비핵화와의 결합 정도가 어떻게 되느냐”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에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발언 배경과 의미 등을 설득했지만 종전선언-비핵화 선후 문제에 대한 이견은 여전함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비핵화 협상의 입구로 ‘종전선언’을 제안했으며, 이는 비핵화 협상 시작에 종전선언을 논의하는 ‘입구론’이다. 반면 미국은 종전선언을 비핵화 협상의 출구로 삼고 있으며, 북한과의 협상에서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4대 합의 사항의 동시적·병행적 진전을 내세우고 있다. 비핵화 진행 없이는 종전선언으로 대표되는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만 따로 진행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서 실장은 이날 문 정부가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에서도 남북 교류를 추진해오던 것과 다른 뉘앙스를 내비쳤다. 서 실장은 남북관계 독자 진행 가능성에 대해 “모든 것이 미국 및 주변국과 함께 의논하고 협의해서 진행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남북관계나 북한과의 핵 협상 시작도 폼페이오 장관이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있을 때 긴밀하게 협의한 가운데 계속돼 온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교류 제안이 북한의 응답이 없는 상황에서 자칫 미국과의 관계만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서 실장은 또 이수혁 주미대사가 잇단 한·미 동맹 선택 가능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해 “약간의 오해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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