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선 ‘종교와 영성’. 팬데믹 시대가 끝나고, 그 이후의 ‘세계’가 몇 번 지나간다 해도, ‘정답’을 구할 순 없을 것이다. 다만, 종교의 의미와 역할을 다시 생각할 시간이 주어졌을 뿐. 사유의 여정에 가이드가 되어 줄 영화와 책을 살펴본다.
책 ‘신과 인간에 대하여’(동녘)는 2017년 작고한 폴란드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과 바르샤바 대학의 종교학 교수인 스타니슬라우 오비렉의 대담집. 낙관적 무신론자인 바우만과 회의적 유신론자인 오비렉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신과 인간, 그리고 세계에 대해 논한다. 책은 근본주의 신앙의 문제점과 그 사유의 한계를 지적하고, ‘타인과 공존하기 위한 종교’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천한 소설 ‘세상의 주인(Lord of the World, 메이븐)’. 종교 서적으로 오해받기 쉽지만, 책은 1907년 로버트 휴 벤슨이 쓴 디스토피아 소설의 고전이다. 저자의 종교적 정체성이 강하게 반영되며 ‘신성(神性)’에 대한 위대함을 지나치게 강조한 부분은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인간의 오만함을 경계하는 주제의식을 보이고 있다. 당시는 경제성장, 기술발전, 산업혁명, 무신론 등 ‘인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고, 인간이 이룩한 놀라운 ‘업적’을 찬양하던 시절이었다. 따라서, 코로나가 맹목적인 물질주의와 인본주의에 대한 ‘경고’라고 할 때, 113년 전 쓰인 이 ‘미래 소설’은 여전히 유효하다. 국내에는 올해 처음 번역돼 출간됐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