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살리기국민행동 회원들이 19일 삼청동 감사원 정문 앞에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원자력살리기국민행동 회원들이 19일 삼청동 감사원 정문 앞에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 당시 靑비서관도 문책 대상

靑지시없이 산자부 독자결정?
文공약 맞춘 꿰맞추기 가능성
문책대상 인사 原電전반 관여
실제 문책땐 파장도 일파만파


감사원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관련한 감사 결과, 폐쇄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 문책 등 처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19일 알려지면서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 청와대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은 청와대 비서관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등 6명을 문책 대상자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다른 원전 산업 전반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만큼 실제로 문책 등 징계가 이뤄질 경우 그 파장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정치논리’로 ‘경제성 평가’의 왜곡을 밀어붙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성 1호기 폐쇄 과정에서 청와대와 산업부, 한수원 등 연결고리는 감사원 감사의 핵심사항 중 하나다. 청와대와 산업부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는 산업정책비서관의 관여는 산업부가 대통령의 탈원전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한다. 청와대의 지시 없이 산업부가 독자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작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수원 대상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가 나왔었다. 당시 국감에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2018년에 청와대에 몇 번이나 들어갔냐”는 질의를 받고 “취임 인사 한 번 하고 한 번도 안 들어갔다”면서 “(청와대의) 산업비서관을 만나서 전체적인 정책 방향만 얘기했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등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국정철학과 관련 발언 등이 월성 1호기 폐쇄를 앞당기는 데 영향을 미쳤는지는 야당 등이 검찰에 고발할 경우 추후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취임 한 달을 갓 넘긴 2017년 6월 19일 부산 기장군 한수원 고리원자력 본부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기념사’에서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계획은 전면 백지화하고 원전의 설계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탈원전, 탈석탄 로드맵과 함께 친환경 에너지정책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2016년 12월에도 원전을 주제로 다룬 영화 ‘판도라’를 감상한 뒤 “만에 하나 사고가 나면 이것은 너무나 치명적이고 너무나 광범위한 피해를 준다”고 말한 바 있다.

감사원은 큰 틀에서 ‘월성 1호기 경제성이 저평가됐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도, 월성 1호기의 경제성, 월성 1호기 폐쇄가 전력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재조사하는 동시에 월성 1호기가 폐쇄되기까지 의사결정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월성 1호기 폐쇄 관련 실무를 담당한 산업부, 한수원 관계자들의 움직임뿐 아니라 청와대 등 보다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도 꼼꼼하게 따져봤다는 것이다. 감사원 안팎에서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가 담긴 한수원 보고서를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낱낱이 훑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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