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 앞 놀이터서 車에 태워 가
법원 “피고인 반성” 선고유예


이혼 소송을 제기한 아내가 데려간 아이들이 보고 싶어 처가 식구들과 몸싸움 끝에 강제로 아이들을 데려왔다가 재판에 넘겨진 아버지가 법원의 선처를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2단독 김호춘 판사는 미성년자 약취와 상해 혐의로 기소된 A(41) 씨와 미성년자 약취 공범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A 씨의 아버지 B(71) 씨에게 각각 징역 6개월과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19일 밝혔다. 선고유예는 경미한 범인에 대해 일정한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을 사고 없이 지내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다.

법원에 따르면 A 씨의 부인은 지난 2월 시가와 사이가 나빠지자 6세와 4세 자녀들을 데리고 친정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간 후 A 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아이들이 보고 싶었던 A 씨는 아내가 집을 나간 지 약 2개월 후인 지난 4월 아버지 B 씨와 함께 처가를 찾아갔다.

집 앞 놀이터에서 처남과 함께 놀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한 A 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려 했다. 그러나 처남이 A 씨를 막아서자 A 씨는 처남의 목을 잡아 바닥에 쓰러뜨린 뒤 처남의 턱부위를 무릎으로 누르고, 발버둥 치는 처남의 다리를 붙잡는 등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 사이 B 씨는 아이들의 손을 잡아끌어 주차장으로 데려간 뒤 차에 태워 자리를 떴다.

A 씨 측은 재판에서 “아이들을 보지 못하게 돼 이런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반성하고 있으며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과정을 참작할 수 있으므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며 선처했다.

나주예 기자 ju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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