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언택트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쓰레기가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매립지(김포매립지)가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 현재 수도권매립지는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1992년부터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2025년이면 사용이 종료될 예정이어서 새 대체지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료사진
배달음식·택배 물동량 늘고 1주일 마스크 소비량 2억장 상반기 생활폐기물 11% 급증 불법 폐기물 17만t 아직 방치
포장재·일회용품 사용 줄이고 다회용기 대여·세척업 육성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쓰레기 문제가 새로운 사회적 화두로 대두하고 있다. 배달 음식, 택배 포장 박스 등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로 ‘쓰레기 대란’이 현실화됐으며, 새로운 생활필수품이 된 마스크 역시 일주일에 2억 장이 넘게 생산 및 폐기되면서 새로운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됐다. 여기에 일회용품 사용과 배달이 일상화되면서 시민들이 이미 ‘편한 소비’에 적응된 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사람들이 친환경적 소비 패턴으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그동안 자리 잡았던 리사이클링 시스템의 복원을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가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시대에 비대면 소비는 확연한 일상이 됐다. 이미 올 상반기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배출량은 전년 대비 각각 15%, 11%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소비가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쓰레기 배출량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에서 음식 서비스(배달음식) 거래액은 올해 1∼8월 누적 10조3304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2% 뛴 수치다. 특히 음식 서비스는 수도권 기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유지됐던 8월 한 달에만 1조6730억 원을 기록해 7월 1조3778억 원에서 한 달 만에 2951억 원(21.4%↑)이 늘었으며, 전년 동월과 대비해서는 7587억 원이 늘어나 무려 83.0% 증가했다. 2015년 이후 연평균 10% 내외 증가율을 기록했던 국내 택배물동량 역시 올해 상반기 기준 16억770만 개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3억4200만 개보다 19.8% 급증했다. 카페와 식당에서도 일회용품 사용이 허용되면서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 같은 소비는 ‘쓰레기 증가’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생활폐기물은 5349t으로 전년 대비 11.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이류는 23.9% 증가한 889t, 플라스틱류는 15.6% 증가한 848t, 비닐류도 11.1% 늘어난 951t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시대의 생필품인 ‘마스크’도 쓰레기 대란의 주요 원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일주일에 2억 장이 넘는 마스크가 생산된다. 9월 셋째 주 기준 약 2억8452만 장이다.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마스크 수요와 공급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문제는 폐기다. 대부분이 일회용인 마스크는 한 번 쓰고 나면 일반쓰레기 혹은 의료폐기물이 된다.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단순한 섬유제품으로 알고 있지만, 마스크도 플라스틱 폐기물이다. 마스크의 핵심인 중간층 MB(Melt Blown) 필터는 폴리프로필렌, 폴리스티렌, 폴리에틸렌 등 플라스틱 섬유로 만들어진다. 필터의 플라스틱은 버려진 뒤 풍화되고 마모되면서 지름 5㎜ 이하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영국에서는 한 사람이 1년 동안 매일 일회용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전국적으로 6만6000여t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생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인구수(6788만여 명)가 우리나라 인구수(5178만여 명)보다 많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양의 폐기물이다. 이렇게 배출된 플라스틱은 자연으로 흘러들어 갔다가 다시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온다. 현시대 인간은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플라스틱을 먹는다고 전해진다.
환경 당국 안팎에서는 쓰레기 처리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처리 용량보다 많은 쓰레기, 소위 ‘불법 폐기물’은 27만5000t에 달한다. 이 중 10만4000t은 묻거나 태웠지만 나머지 약 17만t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의원은 앞서 지난 7일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온라인 쇼핑몰과 택배회사 등 기업, 재활용업계 등이 머리를 맞대 쓰레기양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지 않으면 중국의 수입 중단으로 촉발된 ‘2018년 재활용 쓰레기 수거대란’과 같은 비상상황이 또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환경 당국의 정밀한 대책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우선 쓰레기 처리 시설을 조속히 확충하고, 쓰레기 소각에 대한 시민들의 과도한 공포를 해소하며 확실한 주민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장재를 쓰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 상점’,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다회용기 대여 및 세척 산업의 육성 필요성도 거론된다. 한편 전직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방역도 중요한 사안이라 함부로 일회용품을 쓰지 말라고 권할 수 없다. 코로나19 방역 고삐가 잡히면 시민들께서 자발적으로 ‘편한 소비’에서 벗어나 친환경적 소비 패턴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