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이후 잠잠하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최근 1년 만에 강원도 내 양돈농가에서 재발생하며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전염 매개체로 지목된 ‘야생멧돼지’와 농가에서 키우는 ‘사육돼지’에 대한 관리 일원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효과적인 ASF 감염 차단을 위해 당장 환경보전보다는 방역에 집중해 강력한 야생멧돼지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SF 관련 주무부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환경부로 이원화돼 있는 상태다. 양돈농가에서 발생하는 ASF는 농식품부와 지자체 농정부서에서 담당하지만 멧돼지 폐사체에 대한 검사 등의 작업은 환경부와 해당 지자체 환경부서 소관이다. 이에 같은 검사 대상이더라도 멧돼지의 경우 환경부의 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서, 사육돼지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검사를 맡게 되는 등 부처 간 대응이 제각각 이뤄지면서 일선에서는 혼선이 빚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강원도 동물방역과는 지난 12일 멧돼지 폐사체 수색, 겨울 번식기 전 대대적인 포획, 광역울타리 관리 등 멧돼지 방역관리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해당 업무가 모두 환경부 소관인 탓에 자율적인 대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양돈농가 ASF가 발생한 강원 화천군이 야생멧돼지 ASF 확진 사례의 40%에 달하는 진앙인 점, 첫 발생 양돈장 250m 떨어진 곳에서 ASF 감염 멧돼지가 발견됐던 점 등을 들어 야생멧돼지가 사육돼지에 전염병을 옮겨 확진된 사례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야생멧돼지에 대한 환경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대한한돈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ASF 주범인 야생멧돼지에 대해서는 환경보전 등을 이유로 대대적인 감축정책은 없고, 오로지 집돼지 감축 위주로 정책이 수립되고 있다”며 “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특단의 야생멧돼지 근절대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조우형 대한한돈협회 춘천·화천지부장 역시 “농장주들이 아무리 방역 노력을 해도 한계가 있다”며 “유력한 감염 매개체인 야생멧돼지 개체 수를 줄이는 작업이 필요한데 정작 야생멧돼지 관리를 담당하는 환경부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농장주들의 속만 썩고 있다”고 호소했다.

송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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