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사청 ‘내구성시험 생략’ 드러나…홍영표 의원 감사원 감사청구하기로
방사청 직원의 ‘내구성시험 불필요’ 실수가 엔진 부품 부실 초래 주장
정부가 1조3000여억 원을 투자해 노후 참수리 고속정을 신형 검독수리 고속정(PKMR)으로 대체하는 차기고속정 사업과 관련 현재 운용 중인 검독수리 고속정 5척이 엔진 균열로 운용에 지장을 겪어 서해5도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이와 관련 방위사업청이 엔진 원제작사인 미국 케터필러사와 제작사인 ㈜혜인에 ‘엔진 내구도 시험’ 요구를 생략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방사청의 실수가 엔진 균열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이 20일 국회의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20일 방사청이 국회 국방위원회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0월 검독수리 선도함 디젤엔진 실린더해드(4개) 균열을 시작으로 2∼4번 함에서도 같은 결함이 발견됐다. 1번 함의 경우 실린더헤드 교체 후에도 2차례 더 균열이 확인됐다. 현재 시운전 중이며 10월 해군이 인수받을 예정인 5번 함에서도 지난 9월 균열이 발생했다. 차기고속정 사업은 2017∼2023년 1조3000여억 원을 투자해 차기고속정 16척을 국내 건조로 확보, 서해 최전방을 지키기 위해 시작했지만 엔진 균열로 검독수리 고속정 운용에 차질이 생겨 서해 수호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홍 의원 측에 따르면 2014년 1월 계약업체인 한진중공업은 엔진 원제작사인 캐터필러사에 직접 실험한 ‘8시간 최대 연속출력 시험데이터’ 제출을 요구했지만 방사청은 ‘국내외 해군함정 1000시간 운용실적이 있으면 시험데이터 제출을 요청 제안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을 근거로 해당 업체의 ‘내구도시험 불필요’ 의견을 확정했다. 결국 내구도시험 없이 엔진이 탑재되는 바람에 엔진 균열 참사를 빚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캐터필러사는 국방기술품질원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실린더헤드 균열 원인은 ‘해수 유입에 따른 영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캐터필러사는 실린더헤드 균열이 더 진행되지 않을 것이며 엔진 성능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무려 5척이나 열어보는 족족 엔진 균열이 발견되는 바람에 엉뚱하게 내구도 시험을 생략한 것이 엔진 균열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재 방사청 감사관실이 디젤엔진 선정과정 등에 대한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다. 홍 의원 측은 “해군에 처음 도입되는 엔진인 만큼 선정 과정에서 적어도 5년 전 의혹 제기 때라도 실시했어야 할 내구성 시험을 생략했다”며 “관련 없는 검증자료를 받고도 눈감아준 방사청의 부실한 사업관리가 불러온 참사로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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