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7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눈을 감은 채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7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눈을 감은 채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 경제성 평가 부당
국가기관서 ‘근거 부족’ 결론

- 조직적 은폐
노골적 파기·감사방해 적시

- 檢수사로 밝혀야
관련 공무원 징계 요구 담아


감사원의 20일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감사’ 결과 발표를 놓고 폐쇄의 타당성 판단은 유보했지만, 폐쇄의 핵심적 근거인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저평가된 점을 명시하고, 공무원의 자료 파기 등 감사 방해 행위를 적시해 전 장관에 대한 징계 요구까지 감사보고서에 담은 만큼 감사원이 ‘소명’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에서는 자료를 은폐·폐기한 공무원에 대한 고발 조치에 착수했다. 경북 영덕 천지 원전 1·2호기 등 건설이 백지화·중단된 다른 원전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 감사는 정치적 중립성을 표방하는 국가기관인 감사원이 외압 논란의 와중에서도 정권의 ‘국기 문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데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마디’에 백운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조기 폐쇄 결정이 내려진 점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며 사실상 ‘탈원전’이란 정치적인 판단이 깔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444건의 자료 폐기는 결국 공개돼선 안 될 자료라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삭제한 120개의 파일을 복구해 정확한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들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2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산업부 공무원들의 조직적인 감사 방해, 국회의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공개 압박, 확인되진 않았지만 친여 성향 감사위원들의 내부 반발 속에서도 발표된 감사보고서는 조기 폐쇄가 잘못됐다는 것을 함축하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책을 입안·결정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듣지 않고 문 대통령의 일방적 결정이 이뤄졌으며 집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후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정책 농단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국정 농단’으로 규정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고발 조치에 돌입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폐쇄 과정에서 감사를 방해하고, 직권을 남용한 책임자 모두를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폐쇄 결정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었던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 산업부 직원 등이 그 대상으로 거론된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에 있지만 퇴임 이후라도 법적 책임이 있으면 피해갈 수 없다”고 했다

민병기·김현아 기자, 영덕 = 박천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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