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
경제 생태계 파괴의 주범 인식
바이든 당선땐 압박 더 커질듯
미국 법무부는 구글에 대한 반독점 소장에서 “20년 전 스타트업이었던 구글은 오늘날 인터넷 분야에서 모노폴리 게이트기퍼(monopoly gatekeeper·독점 문지기)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이 됐다”고 밝혔다.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GAFA) 등 공룡화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독점적 행태로 인해 새로운 기업 진입이 막히고 경제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미 정부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소송은 법무부와 11개 공화당 주 법무장관이 제기했지만 IT 거대기업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반감이 더 강하기 때문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당선될 경우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0일 미 법무부가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제시한 소장에는 구글의 독점적 행태를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가 담겨 있다. 구글은 자체 플랫폼 광고를 통해 벌어들인 수십억 달러를 휴대전화 제조업체, 이동통신사 등에 지불해 구글 앱이 모바일 운영체제(OS)에서 검색 기본 엔진이 되도록 했다. 또 경쟁사 검색 앱은 매출 공유 협정에 따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사전 장착할 수 없도록 했다. 구글이 미국 내 이동통신 기기 수억 개의 기본 검색엔진이 되면서 경쟁기업은 시장 진입 기회를 얻지 못했다. 또 법무부는 구글이 OS 시장 경쟁사인 애플과 사실상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독점을 강화해 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애플, 삼성전자 등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혀, 파장이 삼성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법무부의 승소 여부는 장담하기 힘들다. 미국의 반독점법은 1890년에 만들어진 셔먼법에 기초하는데 이는 기업이 독점을 통해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고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준 경우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IT 대기업이 저가로 서비스를 공급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는 적용하기 힘들다는 견해가 나온다. 실제 법무부는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독점금지법 위반을 들어 기업 분할 명령을 내렸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구글은 현재 보유한 현금이 1200억 달러에 달해 법무부와 합의하더라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미 정치권이나 사회 분위기가 구글 등 거대 IT 기업에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공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은 구글과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을 실질적으로 구조 조정할 수 있도록 독점금지법을 개정하는 안을 내놓았다. 구글은 지난해 세계 검색광고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번 독점 혐의 피소로 어느 정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박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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