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둔 기기 납품땐 숨통”
감사원이 정부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관련해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했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정부의 탈(脫)원전 폭주의 민낯이 드러난 가운데, 피해가 집중된 두산중공업에 원전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경영난 가속화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가능성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급속한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산업계 피해는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처지다. 원자로를 만드는 두산중공업의 일감이 줄어들면서 협력업체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500여 개 원전 부품 업체가 두산중공업에서 수주하는 금액은 지난 2016년 3700억 원에서 지난해 2600억 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완수(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열린 경북도청 국감에서 “월성 1호기 폐쇄에 따른 고용 감소가 경북지역에서만 연인원 기준 32만 명, 지방 세수 감소 등을 포함한 경제적 피해 규모는 2조8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한홍(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탈원전·탈석탄에 따른 두산중공업의 미래 수익 상실 규모는 10조 원에 이른다. 특히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6기 건설이 백지화되면서 매출 7조∼8조 원이 증발한 것으로 추산됐다. 두산중공업이 원전 부문만의 매출과 영입이익 등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분석은 어렵지만 탈원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의 간판 사업인 원전 사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업계에서 이견이 없다. 원전을 포함한 신규 수주 규모는 2016년 8조 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2조 원대로 급감했다. 매년 1조∼2조 원의 고정 매출을 차지하던 원전 물량이 사라지면서 수익성도 악화했다.
업계에서는 감사원 발표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재개된다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재무상황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 노조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요구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원전 관련 다른 노조 및 단체들과 협의해 탈원전 정책 공론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7000억 원을 들여 제작한 핵심 기기를 납품할 수 있다면 두산중공업의 숨통이 다소나마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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