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캣츠’의 주역 3인방 브래드 리틀, 조아나 암필, 댄 파트리지는 20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감염병 사태에도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1981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40주년을 맞은 ‘캣츠’의 오리지널 공연이 무대에 오르는 건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 9월 개막한 이 작품은 12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과 만난 후 대구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지혜로운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노미를 연기한 리틀은 “요즘 같은 시기에 이런 전설적인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 자체가 영광”이라며 “무대에 서고 싶어도 서지 못하는 고국의 친구들로부터 수도 없이 들은 말이 ‘행운아’라는 표현”이라고 전했다. 바람둥이 고양이 럼 텀 터커 역을 맡은 파트리지도 “화려한 볼거리와 의상, 탄탄한 스트리라인으로 무장한 ‘캣츠’는 그야말로 ‘미친 매력’을 지닌 작품”이라며 “고향에 있는 동료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들의 에너지와 사랑을 온전히 담아 표현하는 게 내 연기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철저한 방역 원칙 속에 관객과 만나고 있는 ‘캣츠’는 배우들이 객석을 가로지르는 장면 연출을 위해 ‘메이크업 마스크’를 고안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연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결정된 사안인데 마스크를 쓴 채로도 이 작품이 가진 창조적 아름다움을 전달할 수 있더라”는 리틀은 “숨은 표정을 보여주지 못해 안타깝지만, 전염병을 예술로 승화해 관객과 교감하고 교류하는 데는 아무 문제 없다”고 놀라워했다.
한때 매혹적이었으나 이제는 낡고 누추한 고양이가 된 그리자벨라를 연기한 암필은 ‘캣츠’를 대표하는 명곡 ‘메모리’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그동안 훌륭한 아티스트가 많이 불렀고, 관객들도 잘 아는 노래인 만큼 항상 두렵고 부담이 큰 곡이에요. 관객의 감정이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하는 ‘교량’과도 같은 곡이죠.” 암필이 겸손한 말투로 설명을 이어가자 옆에 있던 리틀이 말을 끊고 들어왔다. “공연하는 동안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며칠 뒤 암필이 부르는 ‘메모리’를 무대 위 깡통에 앉아 듣는데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울었어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장면이죠. 노래 잘하는 배우는 많지만, 암필은 노래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배우예요.”
배우들은 40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캣츠’가 감염병 시대에도 의미 있는 위로를 전한다고 강조했다. 리틀은 “추한 모습으로 따돌림을 당하던 그리자벨라가 ‘올해의 젤리클 고양이’로 선택되는 순간은 특히 감동적”이라며 “이기심이 아닌 이타심의 소중함을 일깨운 그리자벨라는 공동체와 타인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고 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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