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헌터, 가명으로 사업”
바이든 “근거없는 주장” 반박
안보·인종 등 6가지 주제 공방
대선토론장 첫 음소거 버튼
대답 중간 끼어들기 사라져
투명 칸막이 설치했다 철거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11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TV토론에서 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등으로 2차 토론이 무산된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TV 토론에서 양측은 코로나19 대응과 바이든 후보의 차남 헌터, 인종 문제, 국가안보 문제 등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차 토론과 달리 바이든 후보가 발언이나 대답하는 중간에 끼어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이날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NBC뉴스 크리스틴 웰커 기자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 코로나19 문제를 놓고 다시 한 번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이 만들어지고 있다. 몇 주 안에 발표될 것이다”며 “반환점에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이 몇 주 안에 나오는 것을 보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보증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연말에는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존슨앤드존슨과 모더나가 잘하고 있다”고 한 발 뺐다. 이에 대해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로 2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며 “많은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미국 대통령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어두운 겨울을 맞고 있다. 내년 중반까지 미국인 대부분이 백신을 맞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는 내 잘못이 아니다. 중국의 잘못이다”며 바이든 후보가 자신의 중국 여행객 입국 금지를 초기에 반대했던 사실을 문제 삼았다. 이에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40개국이 중국 입국을 막은 뒤에야 조처했다. 1월에 아무것도 안 했다”며 자신의 중국 입국 금지 반대는 “외국인 혐오증(xenophobia)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차남 헌터가 우크라이나와 중국으로부터 거액의 부당 이익을 챙긴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헌터가 가명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며 “바이든 후보는 미국 국민에게 해명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헌터는 중국에서 돈을 벌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바이든 후보는 또 “나는 외국 관계자로부터 단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선이 되면 중국이 국제 규범에 따라 행동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며 “국제 규범에 대한 지지를 높이도록 전통적 우방들과 함께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방국을 괴롭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은 △코로나19 대응 △미국의 가족 △인종 △기후변화 △국가안보 △리더십 등 6가지 주제별로 15분씩 총 90분간에 걸쳐 진행됐다. 1차 토론 때와 같이 주제별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2분씩 먼저 답변을 한 뒤 토론하는 방식이다. 다만 1차 토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답변에 끼어들면서 토론이 난장판이 됐던 점을 고려해 대선토론위원회(CPD)는 2분 답변 시간에 상대방 후보의 마이크를 껐다. CPD가 이런 조치를 한 것은 대선 TV토론 역사상 처음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코로나19 예방조치를 위해 두 사람 사이에 투명 칸막이인 플렉시 글라스를 설치했으나 두 대선 캠프 합의로 철거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6개 주요 경합주는 물론 공화당 철옹성인 텍사스·조지아, 우위 지역이던 아이오와·오하이오 등 일부 비경합주에서도 고전 중이라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박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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