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하놉스카야 “물러나지 않아”
지난 8월 대선 이후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온 벨라루스 야권이 올해 ‘사하로프 인권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22일 AFP·DPA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의회의 다비드 사솔리 의장은 이날 “벨라루스의 민주적 야권을 2020년 사하로프상 수상자로 발표하게 돼 영광”이라고 알리면서 “폭력에 굴하지 않는 진리가 그들의 편이다. 싸움을 포기하지 말라. 우리가 당신들 옆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6일 의회 총회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벨라루스 야권은 반체제 활동을 하다 당국에 붙잡힌 남편 대신 대선에 출마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맞붙었던 교사 출신 정치인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8·사진)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올해로 26년째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선거에서 8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승리하자 벨라루스에선 재검표와 선거 무효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두 달이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대선 이후 현재까지 7000명 이상이 구금됐고, 최소 400명은 체포된 상태에서 고문과 학대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머물고 있던 티하놉스카야는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 “한 개인으로 받은 것이 아닌 벨라루스 국민 모두를 위한 상”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싸우고 있고,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오는 25일까지 퇴진하지 않으면 총파업 등 대대적인 저항 운동을 강행하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낸 상태다.
유럽연합(EU)은 매년 인권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저항한 인사를 선정해 사하로프상을 수여하고 있다. 구소련 시절 반체제 운동에 앞장서면서 197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한 핵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1921∼1989)의 이름을 따 1988년 제정됐다. 한편 티하놉스카야는 다른 여성 지도자들인 마리야 콜레스니코바, 베로니카 체프칼로와 함께 내년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추천된 바 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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