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훈련원 희사하며 교단에 기여한 대호법 명복을 전 교도가 기원”
이 회장은 장모 권유로 입도한 뒤 부인 홍라희 여사와 함께 기도 생활
천도재는 서울 원남교당에서 매주 토요일에 열어 …11월 8일 추도식


25일 타계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식이 원불교 교단장으로 치러진다.

원불교는 이날 오후 3시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원불교장의위원회(위원장 오도철 교정원장)를 열어 교단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불교 관계자는 “서울 삼성병원에서 진행하는 장례식은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진행하되, 원불교 대호법(大護法)으로 교단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을 고려해 교단장으로 예우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도재(薦度齋)는 서울 원남교당에서 매주 토요일에 진행한다. 망자의 넋을 기리며 극락으로 보내기 위한 종교의식인 천도재는 열반일에서 일주일이 되는 날부터 49일간 총 7번을 한다. 원불교는 오는 11월 8일 중앙총부에서 추도식을 열어 고인의 명복을 전 교도가 함께 축원하기로 했다.

원불교 문화사회부에 따르면, 이 회장은 생전에 원불교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 고인은 1973년 장모인 고(故) 김윤남 여사(법명 김혜성·1924~2013) 종사의 인도로 입교하여 중덕(重德)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1987년 12월 13일, 당시 원불교 종법사인 대산 김대거 종사(1914~1998)가 11월 작고한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천도를 축원했고, 이때 이 회장과 원불교 신도인 부인 홍라희(법명 도타원·道陀圓) 전 전 리움미술관장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1987년 중산(重山)이라는 법호를 받고, 1991년 대호법(大護法)의 법훈을 서훈하였다. 대호법은 원불교 재가교도 가운데 공부와 사업에 큰 업적을 쌓은 교도에게 주는 법훈이다.

원불교에 따르면, 고인은 홍라희 전 관장과 함께 원불교 포교 사업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아 전북 익산 왕궁면에 위치한 원불교 중앙중도훈련원을 희사(기증)했다. 고인의 법호와 홍 전 관장의 법호 도타원의 앞 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또한 지난 2011년에는 미국 뉴욕 원(圓) 달마센터를 희사했다. 이 센터는 현재 원불교의 미국 총부 역할을 하고 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장재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