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유경)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갔다가 제이콥을 만났습니다. 일하던 회사에서 주최한 크리스마스 파티에서요. 우연히 아는 언니와의 식사자리에 제이콥이 동석했고, 그날 이후 매일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워가게 됐습니다.
제가 한국으로 돌아와 떨어지게 됐을 때도 저희 마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다시 호주로 향했습니다. 제이콥과 2주간 브리즈번부터 멜버른까지 로드 트립을 떠났죠. 여행지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행복하게 여행했어요.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어요. 장거리 연애 2년 동안 고작 4개월밖에 볼 수 없는 상황에 점점 지쳐갔습니다.
하지만 제이콥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하루는 “너무 보고 싶으니 비행기 표를 보내겠다”고 하더라고요. 다시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죠. 그렇게 두 번째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공항. 제이콥은 제게 “결혼하자”고 했습니다. 그 순간 “알겠다”고는 했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확신은 없었어요.
그런데 제이콥이 한국에 나타났습니다! 그다음 날 제게 정식으로 프러포즈했죠. 반지와 함께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을 기다리는 눈빛에서 진정성을 읽었습니다. 그렇게 결혼을 약속하며 호주로 또다시 떠났습니다.
호주에서 직접 야외결혼식을 준비했어요. 웨딩 아치는 제이콥이 만들었습니다. 한국에서 모시고 온 가족, 친구들과 함께 음식, 꽃을 고르는 일 등 아주 사소한 것까지 모두 직접 챙겼죠.
하지만 결혼식 당일 대형 사고가 터졌어요. 호주에서 결혼 주례는 정부로부터 자격을 인정받은 성직자나 민간 공인 주례사만이 할 수 있는데, 저희 주례를 서주기로 한 분이 실수로 다른 결혼식과 일정을 겹쳐 잡아놓으신 거예요. 결혼을 못 할 위기였는데, 오후 1시였던 결혼식을 12시로 1시간 당기는 묘수를 발휘해 겨우겨우 식을 치를 수 있었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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