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접종과 사망 간에 인과관계가 낮다는 정부의 발표에도 불안해하는 국민이 적지 않은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이날부터 만 62~69세까지 확대된 무료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대상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인플루엔자(독감) 접종과 사망 간에 인과관계가 낮다는 정부의 발표에도 불안해하는 국민이 적지 않은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이날부터 만 62~69세까지 확대된 무료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대상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당국 “접종-사망 인과성 낮다”
만 62∼69세 무료접종 시작

싱가포르, 자국내 유통 韓백신
2종 밝히며 접종중단 권고조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가 48명에 달했지만 정부는 “사망 사례와 백신 접종 간 인과성은 낮다”며 예정대로 26일부터 만 62∼69세 접종을 계속했다.

하지만 일선 병원 일부는 대한의사협회 권고에 따라 오는 29일까지 예방접종을 일시 중단하는 반면, 일부 병원과 한국건강관리협회 지부에서는 접종을 계속하고 있어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절기에도 인구 10만 명당 22.9명이 독감 백신 접종 후 7일 이내에 사망했다고 언급하면서 이상징후가 아니라고 강조해 시민들은 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은평구의 A 의원은 무료접종을 일시 중단하라는 의협의 권고를 따르고 있다. A 의원은 “의협 방침에 따라 29일까지는 무료 접종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관련 권고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의협 권고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료 백신은 오시면 접종을 받으실 수 있도록 안내해 드리고 있다”고 했다.

정부에서 사망 사례와 백신 접종의 인과성이 낮다고 재차 강조했음에도 일부 병원에서는 그에 앞서 전달된 의협의 권고에 따라 무료 백신 접종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병원에 따라 무료 접종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접종 사망사고 이전과 같이 오랜 시간 대기했다가 접종하는 광경은 줄었지만, 접종을 원하는 노인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종로구의 한 이비인후과는 “예약 없이 15분 정도 대기하면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한국 사망사고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당국은 한국에서 접종 후 사망으로 보고된 백신 가운데 자국에 들어온 백신 2종에 대해 접종 중단을 권고했다. 싱가포르 보건부가 일시 중단을 권고한 백신은 ‘스카이셀플루4가’와 ‘박씨그리프테트라’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4일 “2019~2020년 예방접종 절기(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65세 이상 668만 명 중 접종 후 7일 이내 사망한 경우는 1531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22.9명”이라며 “미신고 사례를 포함해도 올해 상황은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는 전일 대비 119명이 늘면서 23일(155명) 이후 3일 만에 다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119명 가운데 지역발생이 94명, 해외유입이 25명이다.

전날 경기 여주시 강천면의 중증 장애인 생활시설인 라파엘의 집에서 25명(누적 26명)이 집단 감염되고, 서울 구로구 일가족·경기 부천시 무용학원과 관련해 14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는 등 집단 감염이 이어졌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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