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외교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는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연설과 이에 대한 우리 외교부의 ‘저자세’ 대응이 화두였다. 6·25전쟁을 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규정한 이번 연설에 대해 외교부가 항의는커녕 논평 한 번 안 낸 것을 놓고 질타가 쏟아져 나온 것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중국에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맞섰지만 이날 야당만 외교부의 저자세를 비판한 게 아니다. 외통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외교부가 한국을 배려하지 않은 (시 주석의) 연설에 대해 분명한 의사표시를 할 필요가 있다”며 강 장관의 미온적인 대응을 지적했다.
외교부는 얼마 전 코리아소사이어티로부터 밴플리트상을 받은 BTS가 수상소감에서 6·25전쟁 당시 한·미 양국의 희생을 언급했다가 중국 네티즌 등에게서 공격받을 때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데 그쳤다.
외교부는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 외교 주권 사안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공식화하는 데에도 적절히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사드 배치 관련, 중국과의 ‘3불(不) 합의’를 주도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가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중국에 당시 언급한 세 가지는 약속도 합의도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서다. 중국 외교부는 남 대사 발언에 대해 “우리와 다른 말을 했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강 장관은 “(당시 3불은) 합의가 아니라 협의의 결과였다”며 추가 입장 전달 여부에 대해선 “중국 발표와 관련해 보고받지 못했다”고만 했다.
각종 외교 현안을 둘러싼 논란은 일부 재외공관 외교관의 성비위 문제 등과 엮이면서 강 장관의 거취 문제로도 연결되는 분위기다.
“제 리더십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국민께서 그렇게 평가하시고 대통령께서도 그렇게 평가하시면 거기에 합당한 결정을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는 강 장관의 이번 국감 마무리가 씁쓸하게 느껴진다.
김유진 정치부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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