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채익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채익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文, 연설문 대부분 직접 작성

與 “국난 극복 신념 제시” 野 “국정실패 외면 미사여구 가득”


더불어민주당은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난을 극복하기 위한 계획과 신념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야당은 대통령의 인식이 국민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고 자화자찬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연설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당면한 핵심적인 문제를 짚어줬고, 그것을 딛고 나아가기 위한 계획과 신념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도 그런 문제의식과 코로나19 이후 준비와 관련한 방향을 (대통령과)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정 전반에 관한 솔직한 실패를 인정하고 국회에 협조를 구해야 하는데, 미사여구로 가득한 연설이었다”며 “현실 인식에 너무나 차이가 있어서 절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일방적인 독주는 개혁의 명분을 후퇴시킨다”며 “대화와 설득의 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달라. 그것이 바로 협치다”라고 지적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자화자찬의 표본적 사례, 진정성 제로인 연설”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설은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사전 간담회에 참석하려던 주 원내대표가 청와대 경호원에게 수색을 당하는 일이 발생해 어수선한 가운데 시작됐다. 주 원내대표는 간담회에 불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를 노골적으로 모욕했다”며 본회의장에서 거세게 항의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철저히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거기에 대해 합당한 조치를 요구할 것이며, 일단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야당도 예의를 갖춰서 경청해 달라”고 한 후 연설이 시작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 연설 중간중간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하자 여당 의원들은 기립해서 박수를 쳤고, 문 대통령은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 중 모두 25차례 박수가 나왔다. 문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야당 의원석 쪽으로 퇴장할 때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민의 말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대통령님 정직하십시오’ ‘이게 나라입니까’ 등을 외쳤다.

올해로 집권 4년 차를 맞은 문 대통령의 역대 시정연설은 시대·경제 상황에 맞춰 조금씩 변화하는 양상을 띤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를 반영해 ‘경제’가 43번, ‘위기’가 28번 언급됐다. ‘코로나’와 ‘방역’은 각각 25차례, 23차례 나왔다.

서종민·김유진·김수현 기자
서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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