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보다 빠르게 행동 나서
‘외교 약점’ 불식시키기 의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미·일 방위비 분담 협상 등
외교력 검증 시험대 될 듯
총리 선거 출마 때부터 “외교가 약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사진) 일본 총리가 취임 이래 주요국 정상들을 대상으로 ‘광폭 외교’를 펼치며 자신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스가 총리의 외교력이 제대로 검증될 시험대는 △후쿠시마(福島) 오염수 방류 문제 △미·일 방위비 분담 협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들과의 3대 현안이 될 전망이다.
스가 총리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한 것은 정권 출범 후 8일 만이었다. 산케이 보도에 따르면 취임 이후 한국이 가장 먼저 전화회담을 제의했지만, 스가 총리의 의지로 이를 뒤로 미루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을 우선순위에 뒀다고 한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 갈등 현안과 관련한 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스가 총리 취임 이후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한·일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독일 베를린의 소녀상 철거 문제까지 맞물려 양국 관계는 한층 경색되는 모양새였다. 일각에선 그가 소신표명 연설에서 아베 전 총리가 강조했던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언급하지 않았던 것을 두고 “한국에 대한 자세가 아베 이상으로 엄격하다” “관계 개선을 위해선 한국이 먼저 다가서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등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당장 한·일 사이에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상태로, 스가 내각은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결론을 내고 싶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도 스가 총리의 외교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미·일 방위비 분담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막대한 비용 부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다음 달 중 방일해 스가 총리와 회담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인데,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의 방일에 청신호가 켜질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특히 미·중 관계와 관련해선 스가 총리가 소신표명 연설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까지만 언급하고 ‘구상’이라는 단어를 뺀 것을 두고 “아베 노선을 계승하면서도 대중 포위망에 동참한다는 인상을 완화해 미·중 사이 균형을 확보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때부터 방중을 계획하는 등 미·중 균형을 의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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