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인식이 엄수된 2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기가 조기로 게양돼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인식이 엄수된 2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기가 조기로 게양돼 있다.
‘삼성생명법’ 통과여부가 변수
‘조만간 회장 승진’ 관측 나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영면하면서 삼성은 공식적으로 ‘이재용 체제’를 맞게 됐다. 2014년 5월 이 회장이 쓰러진 이후 삼성을 이끌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8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동일인 지정을 통해 공식적인 총수에 올랐다. 삼성의 미래는 앞으로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려질 것으로 보이지만 미·중 무역 분쟁 등 삼성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이 녹록지 않은 데다, 사법 리스크 등 앞에 놓인 난제와 부담이 그야말로 만만치 않은 형국이다.

우선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국정농단 사태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 등 사법 리스크가 가장 심각한 과제로 분류된다. 현재 이 부회장과 관련해 두 개 재판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법조계는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은 내년 이후 천천히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만, 파기환송심은 다음 달부터 재판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재판은 이르면 연내 선고가 이뤄질 정도로 속도감 있게 진행 중이다. 부친의 별세로 삼성의 미래를 짊어지게 된 이 부회장이 실형 선고를 받을 경우 경영활동에 큰 차질이 발생한다.

지배구조 재편 작업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이 회장이 쓰러지고 6년 5개월간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지배구조가 짜인 만큼, 당장 지배구조 체제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국회에 발의된 일명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핵심 계열인 삼성전자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뉴삼성’ 작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것도 이 부회장의 어깨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 미·중 분쟁을 비롯한 복합위기가 삼성을 압박하고 있다. 미·중 분쟁의 핵심이 반도체, 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 분야에 집중되면서 삼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장에서는 메모리 부문 세계 2위였던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 부문 인수로 1위인 삼성을 추격하고 있고,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는 삼성과의 격차를 벌려가고 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5월 선언한 ‘뉴삼성’을 통해 위기 극복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대규모 ‘빅딜’이 일어난 만큼, 이 부회장이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베팅’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재계에선 조만간 이 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별도의 혁신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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