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권호영 기자
그래픽 = 권호영 기자
■ 어떻게 선정했나

① 예술
AI와 예술·인간과의 관계 분석

②과학
수명연장 된 미래를 위한 고민

③노동
기술혁명이 몰고올 일자리 파장

④ 교육
AI와 공존하는 미래교육 모습

⑤ 경제
기후위기를 넘어 성장하는 법

⑥ 정치
4차혁명후 민주주의 변화 양상

⑦ 국제
격동의 세계…한반도 생존모색


사람에게 미래는 ‘영원한 테마’다. 30년쯤 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삶의 방식과 스타일은 어떻게 달라질까. 왜 그럴까. 이 같은 질문은 필연적이고 폭발적으로 닥칠 과학기술의 발전상과 맞물려 은밀한 긴장감과 밀도 높은 궁금증을 제공한다. 우리가 사는 현재의 모습은 수십 년 전 인간 상상력의 결과물일 수 있다. 7명의 기자와 편집국장은 지난 3개월간 8번의 토론을 거쳐 7개 분야 미래를 분석적이되 창의적으로 상상했다. 30년 뒤 인간은 어떤 상황에 직면할 것인지, 어떤 질문을 받고 어떤 딜레마를 겪을 것인지에 대해 사유했다.

◇예술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들고 예술가들을 찾았다. 한 연출가는 글로벌 시대에 맞선 로컬의 중요성을 이야기했고, 한 작가는 한 명의 천재 예술가가 아닌 협업으로 만드는 현대예술과 이런 환경에서 중요해진 편집력을 말했다. 하지만 많은 이가 공통적으로 꼽은 것은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기계와 예술의 관계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극명하게 드러난 인간 중심주의적 예술, 근대 휴머니즘에 바탕한 인간만을 위한 예술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였다. 그래서 이 둘을 묶었다. ‘인간 없는 예술은 가능한가.’

◇과학 = 불로장생은 인류의 원초적 관심사지만, 닿을 수 없는 꿈으로 취급받으며 오랫동안 미지의 영역으로 치부돼왔다. 하지만 최근 건강수명의 연장과 인공장기 관련 연구가 성과를 보이면서 현실의 영역이 되고 있다. 수명 연장과 인공장기 연구의 현주소를 소개하고, 그에 따라 사회적으로 대비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보는 것이 현시점에서 중요한 작업이 될 것으로 봤다. 건강하게 더 오래 살게 된 미래가 목전인 상황과 사회적으로 고민해야 할 지점들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더 사느냐, 그만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질문에 도달했다.

◇노동 =‘AI 기술혁명은 인간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인가.’ 기술결정론자는 산업화 초기 방직공들의 기계파괴로 나타났던 러다이트운동의 허망한 결론을 보라고 말한다. 새 기술혁명이 인간의 기존 일자리를 일부 없애겠지만, 결국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새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그러나 AI 혁명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이들은 그 파장이 앞선 기술혁명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경고한다. 특히 노동의 비중이 축소된다는 것은 개인들에게 ‘왜 사는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결국, 질문은 ‘인간 없는 노동’ ‘노동하지 않는 인간’의 시대에 인류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로 확장할 수밖에 없다.

◇교육 = 미래 교육은 ‘인간이 만든 완벽한 타자’라 불리는 AI를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AI를 이기는 방법에 초점을 뒀다. 그러나 학습의 속도 등에서 인간을 압도하는 AI의 특성을 감안하면 무리한 질문임을 이내 깨달았다. 그래서 AI와의 공존을 고민했고, 공존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했다. 이를 위해 결국 미래를 대비할 책임이 있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질문은 ‘인간은 어떻게 AI와 공존할 수 있나’ ‘AI 로봇이라는 기적을 끌어안는 교육’으로 정했다.

◇경제 = 최근 기후변화는 ‘기후위기’로 불릴 만큼 인류 최대의 과제로 떠올랐다. 기후위기가 발생한 근본적인 이유는 인간이 그동안 지구에서 무분별하게 추진해온 ‘성장’에 대한 탐욕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앞으로 인류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후위기에 대한 극복이 필요하다. 기후위기를 단순히 환경 문제로 국한하지 않고 경제 문제 등으로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많은 토론을 거쳐 질문은 ‘지구는 계속 성장할 수 있는가?’로 결정했다. 기후위기를 성장이라는 경제적인 프리즘을 통해 조망하면서 대안을 모색하고,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 현황과 향후 과제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치 = 정치 분야는 처음부터 ‘민주주의의 미래’에 관심이 집중됐다. 중요한 전제가 있었다. 미래 정치는 중앙통제체제와 권력·정보의 집중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 구성원들의 자유롭고도 왜곡되지 않은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이행돼야 한다는 것 등이다. 초점은 빅데이터와 AI, 블록체인의 시대에 네트워크로 연결된 다수의 개인이 어떻게 그물망처럼 연결되면서도 자율성과 독립성을 갖고 의제 설정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까다. 정치 분야의 질문은 ‘인텔리전트 거버넌스는 민주주의의 뉴 노멀이 될 것인가’로 정했다.

◇국제 = 세계화 이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세계화가 낳은 불평등에 대한 반작용으로 등장한 민족주의 분출과 포퓰리즘 득세 속에서 세계는 자유주의 질서를 회복할 것인가, 아니면 갈등 분출 이후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낼 것인가로 환치되는 이 의문에서 한국은 한 발짝도 자유롭지 못하다. 러시아 이론가 레온 트로츠키의 입을 빌리면 “당신은 전쟁(갈등)에 관심이 없어도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국가의 귀환인가, 초국가적 연대의 출현인가’는 한국의 생존을 모색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이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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