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아인, 배수지, 방탄소년단, 아이유, 이찬혁.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아인, 배수지, 방탄소년단, 아이유, 이찬혁.
방탄소년단,각 주식 100억 보유
올 세계 최고수입 100인중 47위

유아인 “돈 걱정 안 하고 산다”
아이유, 한결같은 기부로 ‘선행’
배수지, 부모님에게 ‘카페’ 선물


“돈 걱정 안 하고 살 만큼 번다.”

요즘 가장 핫한 배우 유아인(34)이 지난 5일 KBS 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 출연해 한 말이다. 게스트로 나온 그는 한 달 수입에 관한 질문을 받자 거침없이 이렇게 답했다. 그러고는 “(그렇기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재테크도 잘 안 하는데, 돈을 삶의 중심에 두거나 돈에 얽매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 농담 섞인 인터뷰였지만 청취자들은 지나치게 솔직한 유아인의 발언에 분노나 질투를 드러내기보다는 박수를 보냈다. 유아인이 앞서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이태원에 있는 3층짜리 고급 주택과 1억 원이 훌쩍 넘는 럭셔리카를 공개했을 때도 반응은 비슷했다. 5060세대라면, 이제 30대의 젊은이가 너무 허세를 부리는 게 아닌가 하는 시선도 있었겠지만, 같은 세대는 오히려 환호했다. 과소비나 자화자찬이라는 비난보다 스스로 일군 것에 대해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기였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것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전혀 달랐다. 8년 전, 국민 MC 유재석은 외제차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국산차를 애용한다면서 몰래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는 루머였다. 국내 최고의 방송인이고, 한 해에 수십억 원을 버는데 외제차쯤 타는 게 무슨 대수일까 하겠지만 그때는 그랬다. 물론 나중에 모든 게 거짓으로 드러났는데 유아인과 비교해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이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나 봤던 ‘영 앤 리치(Young & Rich)’가 우리에게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으리으리한 저택에 살면서 슈퍼카를 몰고 다니는 젊은 부자들이 많아지고, 게다가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겸손이 미덕이던 때엔 이런 게 손가락질을 받았다. 아무리 돈을 벌어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게 예의였다. 그러나 지금의 젊은 세대는 대중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부(富)를 당당히 보여준다. 심지어 이를 ‘플렉스(Flex)’라며 놀이문화처럼 즐긴다.

이제는 적어도 남의 눈치 보느라 외제차를 타지 않는 스타는 없다. 도리어 각종 방송과 SNS에 기꺼이 자신의 럭셔리 라이프를 공개한다. ‘영 앤 리치’가 부도덕과 불평등의 상징이기보다는 능력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자신이 노력해 얻은 부라면 이를 드러내고 소비하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관대한 시선이 늘어난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영 앤 리치’다. 땀과 열정, 자기만의 색깔로 부와 명예를 다 거머쥐었다. 지난 6월 포브스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2020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유명인 100’에서 47위에 올랐다. 맏형 진은 한남동의 고급 아파트를 가지고 있고, 막내 정국은 한강이 바라보이는 성수동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미술 애호가로 유명한 RM은 미술품을 직접 구매하기도 한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되면서 이들은 20대 중반의 나이에 1인당 100억 원에 가까운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가수와 연기자로 맹활약하고 있는 아이유(27·이지은)는 바람직한 ‘영 앤 리치’의 아이콘이다. 아이유도 경기 과천에 40억 원대의 빌딩을 보유하고 있고, 경기 양평에는 전원주택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는 한결같은 ‘기부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아이유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2015년부터 매년 기부해왔는데 그게 벌써 누적 8억 원이 넘는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지금까지 3억 원 이상 전달했다. 팬들은 그에게 “진정한 ‘영 앤 리치’”라고 찬사를 보낸다.

일찌감치 부동산으로 재테크를 해둔 아이돌 스타는 의외로 많다. 악동뮤지션의 싱어송라이터 이찬혁(24)은 지난달 서교동에 있는 4층 건물을 47억 원에 사들였다. 서바이벌 오디션 출신의 젊은 아티스트로 수많은 히트곡의 저작권이 뒷받침됐다. 미쓰에이 출신으로 배우로 활동 중인 배수지(26)는 논현동의 40억 원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몇 년 전엔 고향의 부모에게 카페를 차려주기도 했다. 소녀시대의 유리(31)는 지난 7월 논현동에 있는 5층 빌딩을 128억 원에 매입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최근 드라마 ‘청춘기록’을 보면 소위 ‘흙수저’(박보검)와 ‘금수저’(변우석) 친구가 현실을 인정하며 서로 잘 지내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는 과거 빈부차를 대립관계로만 묘사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라며 “요즘 젊은 세대가 ‘소확행’으로 만족과 위안을 찾고, 타인의 주도적 삶을 쿨하게 인정하는 분위기가 ‘영 앤 리치’가 드러나는 것과 맞닿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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