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세리, 서장훈, 김연경, 박주호.
왼쪽부터 박세리, 서장훈, 김연경, 박주호.
■ 예능프로그램 누비는 스포츠 스타들

은퇴·현역 선수들 다양한 출연
긍정적 효과…구단들도 밀어줘

서장훈, 예능 방송인 자리매김
박세리, ‘노는 언니’서 존재감
김연경, ‘나 혼자 산다’서 인기


예능의 전성시대다. 예능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누리며 홍수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스포츠 스타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TV를 켜고 채널을 돌리면 어김없이 스포츠 스타가 등장한다.

‘농구대통령’ 허재 전 대표팀 감독은 JTBC ‘뭉쳐야 찬다’, 채널A ‘도시어부2’, SBS TV ‘정글의 법칙’ 등 다수의 예능에 출연했다. ‘골프여제’ 박세리, 남현희(펜싱), 한유미(배구), 곽민정(피겨), 정유인(수영) 등은 티캐스트 E채널 예능 ‘노는 언니’에서 시청자들을 미소 짓게 한다. 현주엽(농구) 전 LG 감독은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방송인 김원희와 공동 MC를 맡고 있다. ‘국보급 센터’ 서장훈(농구)은 아예 예능 전담 방송인으로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은퇴한 스타들뿐만 아니라 현역 선수들도 예능프로그램을 누빈다. ‘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은 지난 7∼8월 MBC TV ‘나 혼자 산다’에 출연, 배우 이장우와 ‘러브라인’을 형성해 눈길을 끌었다. 허 전 감독의 아들 허훈(KT), 김시래(LG) 등도 종종 예능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친다. 이동국(전북 현대)과 박주호(울산 현대)는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해 진하디진한 부성애를 보여줬다.

스포츠 스타의 예능 진출은 ‘출연진의 다양화’를 이뤄 보는 재미를 높인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시청자, 팬들은 경기장에선 볼 수 없었던 인간미, 부성애, 허당미를 확인하며 더욱 친근감을 느낀다. 운동선수는 방송에서도 타고난 순발력을 뽐내고 때론 재치 있는 입담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특히 운동선수의 ‘가공’하지 않은 순수함은 시청자를 사로잡는 묘한 마력을 발휘하곤 한다.

은퇴하면 ‘자연인’이 되기에 예능을 포함한 TV 출연이 자유롭다. 하지만 현역 선수는 다르다. 소속 구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환경이 달라져 스포츠 스타들의 ‘왕성’한 TV 출연이 가능해졌다. 과거엔 TV 출연에 제약이 따랐다. 구단은 선수가 훈련은 안 하고 ‘딴짓’을 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우려했다. 선수는 구단의 소유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구단은 소속 선수의 연예 활동을 홍보수단으로 여기고 오히려 돕는 추세다.

특히 겨울스포츠인 프로 농구와 배구는 시즌 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는 선에서 활발한 예능 활동을 보장한다. 한국농구연맹(KBL) 김동광 경기본부장은 “농구선수들의 노출이 잦으면 그만큼 농구에 대한 관심이 커져 팬과 선수, 구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미디어 노출이 늘어나면서 초상권 계약 내용도 바뀌었다. 과거엔 선수가 구단과 입단, 연봉 계약서에 사인하면서 마케팅 동의서를 작성했고 선수 초상권은 구단 소유가 됐다. 그리고 모기업 광고 출연 등으로 연봉을 보전해주는 사례도 빈번했다. 모기업이 아닌 다른 회사의 광고 모델이 된다는 건 꿈도 꾸지 못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제한이 거의 사라졌다. 선수가 TV, 특히 시청률이 높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걸 구단도 반긴다. 방송 출연료는 선수에게 돌아간다. 사기 진작 차원에서 선수에게 모두 주는 게 하나의 관례로 자리 잡았다. 축구스타이자 최근 은퇴를 발표한 이동국과 박주호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출연 수익금 전액을 받았다. 전북과 울산 관계자는 “선수 개인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출연했기에 수익금을 전액 보장했다”고 밝혔다.

예능 나들이 외에 광고 모델로 기용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 TV 출연과 달리 광고 수입은 선수와 구단이 5 대 5로 나눠 갖는 게 일반적이다.

프로야구도 기본적으로 5 대 5이지만 최근 선수가 가져가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을 연고지로 둔 한 구단의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번외수입은 모두 선수의 몫으로 돌아간다. 다른 구단 역시 선수의 광고 수익을 선수와 구단이 6 대 4, 7 대 3으로 나누는 등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정했다. 구단 유니폼 등을 입고 광고 모델이 되면 5대 5 원칙이다.

허훈은 KT의 모바일 앱 전용 동영상 플랫폼인 ‘Seezn(시즌)’ 광고료를 5 대 5로 배분했다. 프로농구단 KT는 광고주가 모기업인지, 아닌지 상관없이 모든 광고를 5 대 5로 나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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