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 세수 부족 우려에
‘부자감세’로 보이는 부담도

‘1주택자’로 혜택 제한 검토
주택수가 재산세 기준 될수도


정부가 10월 말 예정했던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1주택자 재산세 완화 방안 발표를 11월 초로 연기했다. 완화 기준 금액을 두고 여당의 ‘9억 원’ 제안에 대해 정부는 지방세수 부족과 함께 중앙정부 재정악화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정책기조 변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없다는 원칙론을 내세우고 있어 당정 간 합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30일 국회와 정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발표를 연기하며 여당과 논의를 더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재산세 완화 대상 기준을 공시가격 9억 원으로 높이자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6억 원을 고수하고 있다. 재산세가 지방세이기에 재산세 완화는 지방정부 세수 부족으로 이어지고, 지방 정부는 재정난으로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할 수밖에 없게 된다. 재산세는 행정안전부 소관이지만 기재부가 나서 여당의 ‘9억 원 제안’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이유다. 재산세를 깎아주는 게 결국은 정부 재정난으로 이어지고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는 부작용을 발생시킨다는 논리다. 정부는 또 9억 원을 기준으로 삼게 되면 시장에 부동산 정책기조의 변화가 시작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도 반대의 이유로 꼽는다. 공시가격으로 9억 원일 경우 시세는 10억 원을 훨씬 넘어서기에 이들에 대한 세금완화가 ‘부자 감세’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 역시 정부로선 부담이다.

재산세 담당 부처인 행안부는 ‘1주택자’로 혜택을 제한하기 위해 별도의 세율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재산세율은 보유 주택 수에 대한 구분 없이 ‘6000만 원 이하 0.1%∼3억 원 초과 0.4%’를 적용하고 있다. 이번 재산세 완화가 시행될 경우 1주택자에 대해서만 기존 세율과 구분된 별도 체계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재산총액보다 보유 주택 수가 재산세 부담을 결정짓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지방의 가격이 저렴한 2주택자는 서울의 고가 1주택자보다 오히려 세금 완화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이 같은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내년 재보궐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민주당이 밀어붙일 경우 정부도 원칙론을 고수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당정이 주말에도 완화기준 문제를 두고 계속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여당이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서울시장 등에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재산세 완화기준 9억 원도 반드시 관철시키려 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정민·이정우 기자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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