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관계자가 검찰에서 진술한 조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관계자가 검찰에서 진술한 조서.
- 본보, 검찰조서 입수

“당시에 이상 없어 종결했지만
과기부 지시로 일단 수사의뢰”

秋의 尹감찰지시 근거 약해져
과기부 직권남용 해당될 수도


2018년 10월 옵티머스 자산운용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직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동 조사까지 했지만,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는데도 과기부의 압력으로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는 취지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수사의뢰서에 담긴 옵티머스 범죄 혐의를 두고 검찰 조사 과정에선 자신들도 잘 모른다고 답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안팎에선 만약 과기부가 수사 의뢰에 압력을 가했다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문화일보가 입수한 당시 전파진흥원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 진술 조서에 따르면, 이들은 과기부 지시로 어쩔 수 없이 수사 의뢰를 했다고 진술한다. 당시 검찰이 수사 의뢰 이유를 묻자 전파진흥원 A 관계자는 “이혁진 대표(옵티머스 전 대표)가 여기저기 민원을 넣고 다니고, 국회에서도 문제를 삼고 있다”며 “과기부에서도 저희(전파진흥원)한테 일단 수사 의뢰를 하라고 해서 저희도 하는 수 없이 수사 의뢰를 했다”고 실토한다.

또 다른 전파진흥원 B 관계자도 검찰이 수사의뢰서에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도 포함됐다는 질문에 “저희도 그 부분을 찾아봤는데, 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판매사인 대신증권 C 관계자도 검찰 조사에서 “자금계획에 따라 펀드 운용사가 투자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사용할 수 있다”고 진술했다. 당시 검찰은 전파진흥원조차 자신들의 피해 부분을 명확히 진술하지 못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018년 10월 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관련 수사 의뢰를 서울중앙지검이 ‘혐의없음’으로 처리했다는 이유로 감찰을 지시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 현 검찰총장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검찰 진술 조서를 보면, 오히려 전파진흥원의 수사 의뢰가 사실상 외부 압력으로 이뤄진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린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할 정도로 여권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 전 대표는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지인 베트남으로 출국해 유영민 전 과기부 장관을 접촉, 전파진흥원에 대한 조사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과기부의 압력이 사실이라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나온다. 정부부처가 민간인 간 경영권 다툼에 개입해 청부수사를 의뢰했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과기부가 자신들과 상관없고 알지도 못하는 내용인데 민간인의 민원을 들어줘서 산하기관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며 “공공기관이 민간인(이 전 대표) 대신 나서 수사 의뢰를 한 것은 민간인에게 공공기관 명의를 대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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