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국’이란 말은 진짜 이상하다. 아니, ‘진짜’란 말도 진짜 이상하다. 진국이든 진짜든 한자와 관련짓지 않을 수 없다. 한자 ‘眞(참 진)’에 뭔가 결합된 것일 텐데 ‘자’인지 ‘짜’인지 알기 어렵다. 음식점에서 쓰는 ‘대짜, 중짜, 소짜’에서도 한자 ‘大, 中, 小’를 떼면 ‘짜’가 남으니 낯선 용법은 아니다. 우리말에는 본래 된소리가 없었으니 ‘짜’는 ‘자’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한자 ‘字(글 자)’와 관련이 있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오늘날 사전에는 이런 용법의 ‘자’와 ‘짜’에 대한 설명도 없으니 어딘가에 기대어 설명하기도 마땅치 않다. 그래도 한자 ‘眞, 假’에 ‘字’를 붙여 놓으면 ‘진짜’와 ‘가짜’가 되니 추정해 볼 따름이다. 그러나 피라미드가 한자 ‘金’ 자와 비슷하다 하여 ‘금자탑(金字塔)’이라 하고, 큰 글자로 썼다 하여 ‘대자보(大字報)’라고 하는데 발음이 [금짜탑]과 [대짜보]가 아닌 게 마음에 걸리기는 한다.
‘진국’은 두 가지 뜻으로 쓰인다. 하나는 진한 국이란 뜻이고, 다른 하나는 거짓이 없고 참된 사람을 가리킨다. 언뜻 보기에는 한 단어가 두 가지 뜻으로 쓰이는 듯하다. 그러나 사전을 보면 ‘국’에 각기 다른 한자 ‘津’과 ‘眞’이 붙은 것으로 돼 있으니 다른 단어로 봐야 한다. ‘津’은 나루란 뜻 외에 ‘진하다’ ‘송진’ ‘담뱃진’이란 단어나 ‘진이 빠지다’란 표현에 쓰인다.
그렇다면 ‘국’은 무엇인가? 누구든 밥의 오른쪽 대접에 담겨 있는 국을 생각할 것이다. ‘국’이 사람을 가리키는 용법으로는 쓰이지 않으니 더욱 그렇다. 국의 참맛은 진한 국물에서 느끼는 것이니 ‘진국’ 하면 누구나 진한 국물을 떠올린다. 그리고 사람에 대해 쓰는 진국도 당연히 진한 국물에서 왔을 것으로 생각한다. 잘못 알고 있었더라도 진국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문제없다. 진하게 국물이 우러난 진국을 좋아하듯이 대하면 대할수록 진한 맛이 느껴지는 사람을 좋아하거나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말이다.